둘째의 10번째 생일, 유치원 때 사파리만 투어하고 유아 놀이기구만 타던 아이들이 친구들한테 뭔가 주워 들었는지 에버랜드에 가자고 보챈다. 그리고 푸바오와 T익스프레스 노래를 부르며 아우성이다. 무더위, 줄이 긴 푸바오를 한시간이나 걸려 보고 T익스프레스로 신나게 질주하여 향한다. 겁쟁이 엄마는 입구조차도 어디있는지 모르건만 혹시나 꼭대기에서 못 탄다 내려간다 할까 봐 마지못한 모성애로 간신히 올라가 탑승을 하기 전에도 재차 확인, 확인, 당부를 한다.
"진짜 이거 무서워~ 탈 거야? 지금이라도 내려가도 돼! 엄마 있잖아. 같이 내려가"
"아니야 탈 거라니까."
"알았어 엄마 내려간다. 내려갈꺼야"
"탑승 안 하시는 분은 아래로 내려가세요." "거기 서 계시면 안 돼요."
가는 뒷모습이라도 보려 했건만 안전수칙인지 매몰차게 내려보낸다. 그리고 걱정 반, 나 몰라라 반 기념품 상점에서 배회를 하고 있었다. 한 팀이 내려가고 또 다른 팀이 내려오는 듯하여 기웃거려 보지만 거의 다 내려온듯한데 우리 아이들은 좀처럼 내려오질 않는다. 다음차례인가? 하고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아빠가 양쪽에 두 아이 손을 꼭 잡은 채, 상의 가슴팍은 시뻘게져서 나를 보는 순간 울음보가 터져 나온다.
"아아아 아아앙, 아아아아앙"
"무슨 일인가 싶어 "왜 그래 왜 그런 거야?" "다쳤어" "어디 아파" "왜 그런 거야" "무슨 일인데"
"아아아 아아앙, 아아아아앙"
아이들은 통곡을 하느냐 정신이 없다. 아이 둘을 앞에 태우고 뒷자리에 탄 아빠조차 정황을 몰랐다. 도착하여 멈추는데 안내요원들이 사색이 되어 다급하게 "T" "T~~~" " T~~~" 자기들만이 신호인 듯 양쪽 팔로 신호를 보내며 "T~"를 외쳤다. 그제야 뭔 일인가 싶었고 타려고 기다리는 손님들이 놀래 내려가는 사람도 있었다. 안전바가 올라가고 쌍코피가 터진 두 아이들을 만났다. 서로의 모습을 보고 더 놀래 울음바다가 되어 챙기고 다독였지만 너무 놀래 얼어있었다. 피범벅이 된 우리를 보는 사람마다 의무실로 바로바로 안내를 해준다. 외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무실에서도 얼음찜질밖에 할 일이 없다. 피범벅 피투성이가 된 옷을 벗겨 아빠는 화장실에서 급히 빨고 드라이로 말려 입혀 나온다. 아직도 어한이 벙벙한 아이들, 유모차라도 태워 끌고 다녀야 하나 싶지만 두 아이가 한꺼번에 자기가 더 아프고 놀랬다며 엄마의 팔을 줄다리기한다. 한참을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다 큰 아이를 업고 다니기를 하다 보니 조금 나아졌나 보다.
"다신 놀이기구 안 탈 거야!" "죽어도 안타" "트라우마 생겼어"
"엄마가 얘기했잖아 엄마는 죽어도 안타! 이거 타자고 하면 엄마는 다시는 안 본다고... "
진정이 되어 회전목마를 타며 마음을 쓸어보지만 놀란 가슴이 쉽게 잡히지를 않는다. 회전목마 생일 축하 이벤트까지 거창하게 받았건만 아직도 얼얼하여 혼미해 있다. 밥을 먹을 정신도 없이, 다시 유아가 되어 범버카와 아기코끼리, 피터팬을 타면서도 순간순간 놀란 가슴 쓸어내린다. '사실 엄마도 무서워, 근데 차마 아기코끼리랑 해적선까지 무섭다 하면 네가 더 무서워할까 봐 엄마가 참는 거야!' 아들은 엄마 손을 한시도 놓지 않으려 꼭 잡고, 딸아이는 그나마 용기를 내어 썬더폴스를 타러 간다. 엄마를 유난히 많이 닮은 아들, 아빠를 쏘옥 빼닮은 딸아이 그렇게 부모를 닮는 너희가 신기할뿐이다. 첫째는 딸이라 애뜻하고 친구같고, 둘째는 나를 닮아 눈길이 간다. 너희를 보면 나를 보는 것같아 화가 나다가도 그마저도 귀엽고 흐뭇하여 웃음이 피식 나온다. 이렇게 아들은 10살이 되었다. 엄마 아빠는 너희가 원하고 바란다고 해서 다른 일정을 엎고 에버랜드에 왔고, T익스프레스를 하도 타고 싶다고 해서 태워준 죄밖에 없는데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직도 코피 터져 우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과 이 사건을 누가 믿을 거냐며 우리만의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그리고 집에 와 우황청심환을 한병씩 마시고 한여름밤에 무서운 꿈을 잠재워본다. 하지만 10살 생일잔치는 이것이 끝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