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 채워지는 대화

사회부적응자로서의 마음가짐

by 듀홈마

결혼을 하고 나서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 스스로가 그것을 느낀다. 나의 성격 한켠에도 애교랄것이 존재했는가 싶었는데 이제는 그 애교가 몸에 배여버렸다. 아이를 낳고 기르며 높은 톤의 목소리를 자주 써서일까? 아니면 내가 바라던 모습의 가정을 꾸리게 되어 마음이 넉넉해진 덕일까? 아무튼 요즘의 나는 모든것이 순탄한 느낌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으레 그렇듯이, 한 쪽 문을 열면 다른 한 쪽 문이 닫히듯이 대화의 영역에서는 많은 갈증을 느낀다. 어쩌면 그것이 나의 글쓰기의 강한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과 나는 사실 여러 부분에서 많은 것이 다른 각각의 사람이다. 그래도 같이 산지 꽤 되어서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 이제는 싸울 것 같은 시그널이 있으면 그걸 넘지 않고 그대로 멈추거나 우회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래준다. 그런 빈 구석이 모이다보면 공허해질때가 있다.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사회부적응자다. 나는 사회부적응자인 내가 자랑스럽다. 그래서 내 친구들도 대견하다. '청년'이 어쩐지 눈부신 단어처럼 느껴지는 나이이기 때문일까? 이 나이에도 이런 모습으로 사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사회부적응자로서 갖춰야 할 몇가지 사안들이 있다.


1. 조직사회에 어울리지 못할 것

2. 윗 사람과의 소통에 괴로워할 것

3. 지출과 수입에 해탈할 것

4. 주변의 친구가 많이 없을 것

5. 단 한가지 사안이라도 좋으니 오타쿠 기질이 있을 것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정도가 내가 생각하는 큰 갈래들이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친구들끼리 만 통하는 농담들을 하며 실컷 떠들고 나면 후련해지는 기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게 또 나의 영의 한켠이 채워지면 현실로 돌아와서 보통의 가면을 쓰고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 그럼 또 즐거운 마음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아가는 역할을 수행해 낸다. 이번주에는 나의 몇 안되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 우리는 아주 쓸모없는 이야기들을 나눌것이다. 그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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