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덥다.”
바다가 말했다.
치열했던 경기 탓에 한 게임만 했는데도 3교시가 5분밖에 남지 않아서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러게. 오늘 수고했어!”
조아가 말했다.
“누나~ 나 고생했는데 같이 매점 가주면 안 됑?”
바다가 말했다.
“ㅎㅎ 그래그래.”
조아가 말했다.
멀리서 유정이 조아와 바다에게로 다가왔다.
“오늘 경기 수고하셨습니다! 피구 정말 잘하시네요.”
유정이 바다에게 말했다.
“아니에요. 선배님도 피구 정말 잘하시던걸요?”
바다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ㅎㅎ”
유정이 감사 인사를 했다.
“딩동댕”
3교시의 끝을 알리는 시종이 울렸다.
“누나! 매점 가자!”
바다가 조아에게 말했다.
“어, 잠시만! 친구들에게 말하고 올게!”
조아가 말했다.
“얘들아, 바다랑 같이 매점 갔다와도 될까?”
조아가 친구들에게 뛰어가서 물어봤다.
“야, 너만 같이 가냐? 우리도 같이 가!”
신비가 말했다.
“바다야, 친구들도 같이 가도 돼?”
조아가 바다에게 외쳤다.
“…응, 그래!”
바다가 조아에게 외쳤다. 바다는 조아와 단둘이서 가고 싶었지만 해맑게 웃으면서 물어보는 조아가 예뻐서 거절할 수 없었다.
넷이 강당을 빠져나와 계단을 내려가며 대화했다.
“누나는 약과 먹을 거고, 선배님들은 뭐 드실 거예요?”
“나는 딸기 우유!”
유정이 말했다.
“나는 초콜릿!”
신비가 말했다.
“나는 핫바!”
은하가 말했다.
“오늘 피구도 이겼겠다. 제가 쏠게요!”
바다가 말했다.
“아, 그래? 그럼 잘 먹겠습니다!”
신비가 말했다.
“그래도 후배 돈인데…”
은하가 말했다.
“쟤네 집 돈 엄청 많다는 소문 있는 거 몰라?”
그러자 신비가 은하의 귀에 매우 작게 속삭였다.
“아? 그래?”
은하가 신비에게 작게 속삭였다.
“후배가 한턱내겠다는데, 선배가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나는 아이스크림 쏜다!!”
은하와 신비가 둘만 이야기를 나눠 분위기가 이상해질 것 같자, 유정이 분위기 전환을 하기 위해 말했다.
“언니 최고!”
조아가 말했다.
“잘 먹겠습니당!”
바다가 말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매점 앞에 도착했다.
“사람들 더 오기 전에 얼른 줄 서자!”
조아가 말했다.
“그래!”
은하가 말했다.
“근데 바다랑 나만 줄 서도 될 것 같은데?
“조아 너는 호두X루, 신비는 빠X코, 은하는 월X콘 아니야?”
“바다 너는 무슨 아이스크림 먹을 거야?”
은하가 말했다.
“그러게. 우리는 그럼 사람도 많겠다 매점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조아가 말했다.
바다는 아쉬웠지만 티를 내진 않았다.
“저도 호두X루요.”
바다가 말했다.
얼마 후, 바다와 유정이 매점에서 간식과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왔다.
“먹어랑~!”
유정이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며 말했다.
“맛있게 드세요!”
바다도 간식을 나눠주며 말했다.
“고마워!”
“맛있게 잘 먹을게!”
“아이스크림 개이득! 고마웡!”
조아, 은하, 신비가 차례대로 말했다.
“어, 너도 호두X루 좋아해?”
바다가 호두마루를 먹는 것을 발견한 조아가 바다에게 말했다.
“응! 호두X루 짱!”
바다가 말했다.
‘오호라?’
신비가 속으로 생각했다.
‘아, 맞다! 학생회실 가야 하는데! 종 치니까 좀 이따 가야지!’
조아가 생각했다.
***
“아, 배부르다.”
유정이 급식실에서 나오면서 말했다.
“오늘 급식 치킨 개꿀맛!”
신비가 말했다.
“그러니까. 급식이 매일 같이 이렇게 나왔으면 좋겠다.”
은하가 말했다.
“얘들아, 나는 잠시 학생회실 좀 들렀다 올게!”
조아가 말했다.
“학생회실은 왜?”
은하가 조아에게 물었다.
“아마도 어제 학생회에 들어와달라는 학생회장 선배의 제안 때문이 아닐까?”
유정이 말했다.
“맞아. 그것 때문에 학생회실 좀 갔다 오려고.”
조아가 말했다.
“쪼! 학생회 들어가기로 결심한 거야?”
신비가 조아에게 물었다.
“응! 오늘 비 오면 들어가고 안 오면 안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까 비가 왔잖아? 그래서 학생회에 들어가려고 ㅎㅎ”
조아가 대답했다.
“조아 너 답네.”
유정이 말했다.
“그럼 이따 봐! 안녕!”
조아가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래. 이따 반에서 봐! 우리는 운동장 산책 좀 하고 들어갈게.”
은하가 말했다.
조아는 산책을 하러 멀어져 가는 친구들을 배웅하고는 발길을 돌려 학생회실로 향했다.
***
“똑똑똑“
조아가 학생회실 문을 두드리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하늘이 혼자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한조아 후배님, 오셨네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늘이 말했다.
“그래서 학생회엔 들어오시기로 하신 건가요?“
하늘이 물었다.
“네! 학생회에 들어가기로 했어요.“
조아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때였다. 창밖이 번쩍거렸다.
“우르르 쾅쾅“
그러더니 몇초 후 천둥소리가 들리고 비가 더욱 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하늘의 얼굴이 갑자기 새파랗게 질렸다.
“괜찮으세요?”
그 모습을 본 조아가 하늘에게 물었다. 그러나 하늘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급기야 하늘은 양손으로 양 귀를 막고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선배님, 저 보세요.“
“천천히 심호흡하시고.“
“괜찮아요.“
하늘이 조아의 눈을 응시했다. 그러자 하늘이 좀 전보다 안정된 듯했다.
‘미션 1 - 고하늘 클리어’
창이 눈치 없이 나타났다.
‘진짜 눈치 없네!’
조아가 생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창은 자기 할 말을 계속했다.
‘미션 2 - 고하늘이 해제되었습니다.’
‘미션 2 - 고하늘의 손잡기’
창은 금방 조아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그래. 뭐 미션도 하고 선배님도 진정되면 일거양득이지 뭐.’
조아가 생각했다.
조아는 하늘을 진정시킬 겸 미션도 할 겸 하늘의 양손에 자신의 양손을 올렸다.
“선배님, 괜찮아요!”
조아가 하늘의 귀에 목소리가 들릴 수 있도록 크게 외쳤다. 하늘이 훨씬 진정된 듯했다.
‘미션 2 - 고하늘 클리어’
역시나 창이 눈치 없이 나타났다.
‘미션 3 - 고하늘이 잠금 해제되었습니다.’
‘미션 3 - 고하늘에게서 반말 듣기’
‘이 미션은 클리어까지 오래 걸리겠는걸?’
조아가 생각했다.
“고마워요."
“예전에 있었던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었는데... 조아 후배 덕분에 이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하늘이 자신의 양손으로 조아의 양손을 잡고 말했다.
“아... 그런가요?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조아는 쑥스러워서 하늘의 손에서 재빨리 자신의 손을 빼며 대답했다.
“여기 입부 신청서예요. 간단한 인적 사항만 쓰면 되니까 여기 앉아서 쓰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늘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아에게 의자를 내밀어주며 말했다.
“네."
조아가 말했다.
***
‘‘뭐 해?’
‘주말에 할 일 있어?’
조아가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확인해 보니 문자가 와있었다.
발신자명은 최산이었다.
‘쉬는 시간!인데 너는 수업 시간에 보냈네? 수업 안 들어? ㅎㅎ’
‘곧 시험 기간이니까 문제집 사러 서점 가려구!’
조아가 문자를 보냈다.
“띠디”
조아가 문자를 보내자마자 곧장 문자 알림 진동이 울렸다.
‘나 양호실ㅠㅜ 다쳤어ㅠㅜ’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나도 문제집 살래!’
산이 답장을 보냈다.
‘뭐? 어쩌다가?’
‘괜찮아?’
조아가 문자를 보냈다.
‘점심시간에 축구하다 상대 팀 발에 걸려 넘어져서 다쳤어. 그렇게 많이 다친 건 아니야!ㅎㅎ’
산이 다시 답장했다.
“지이잉- 지이잉-”
조아의 스마트폰에 전화 진동벨이 울렸다. 최산이었다.
“그래서 너 주말에 나랑 같이 서점 갈 거야?“
조아가 전화를 받자마자 스마트폰 건너편에서 활기찬 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산의 활기찬 목소리는 전혀 아픈 사람의 목소리 같지 않았다.
“너 다쳤다는 거 거짓말이지?“
조아가 물었다.
“헐, 너무행ㅠ 나 아포 조아야“
산이 낯선 애교끼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말투 원상 복귀!“
조아가 말했다.
“그래그래. 알았어ㅎㅎ“
“그래서 주말에 서점 같이 갈 거야?“
산이 물었다.
“그래그래. 같이 가자. 이것 때문에 전화한 거야?“
조아가 물었다.
“응응! 당연하지!“
산이 대답했다.
“무슨 요일 몇 시?“
산이 물었다.
“음... 토요일 3시 쯤?“
조아가 대답했다.
“어디서 만날까?“
조아가 물었다.
“너 어디 살아?“
산이 물었다.
“나 한일아파트!“
조아가 대답했다.
“그럼 내가 내일 3시에 키티 타고 너 데리러 갈게! 내일 보자! 빠이!“
“삐이- 삐이- 삐이-“
산은 자기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조아는 어이가 없었다.
‘내일 만나기만 해봐!’
조아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