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계단 아래도 충분히 멋진 목적지라는 것을.
너무 오르기만 했어.
앞만 보고. 캄캄한 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달하려고 말이야.
정상에 도달했을 때
어느 날은 뿌듯하고 좋았는데
어느 날은 오히려 어딘가 갑갑했어.
왜일까.
그 고생을 하고 힘들게 힘들게 올라갔는데
기대와 달리 뭔가가 나를 실망시킨 것일까?
생각해보면, 정상이라고 해서 완벽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왜 우리는 그 꼭대기만을 바라보고 가야 하지?
가다가 잠깐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놓쳤던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은데 말이야.
그래서, 이번엔 새로운 길로 가보았어.
매일 같은 학교, 같은 일터.
그래서 나는 가끔 새로운 길을 선택해.
조금만 달라도 생각보다 꽤 재미있더라.
같은 목적지였지만 새로운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느 날엔, 오늘은 여기서 멈춰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억지로 억지로 힘겹게 오르지 않아도. 지금 내가 서있는 이 곳에서 충분히 행복을 느낀다면-
오늘은 여기서 달리기를 멈추고. 이 순간을 오롯이 즐기기로 마음먹었지.
잠시 멈추어봐.
또 달릴 기회는 언제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