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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Sep 06. 2020

하얀 눈의 사막

안녕, 눈 덮힌 사하라 사막이라니. 아직 눈 없는 사막도 제대로 본 적 없는데 말이야.


지구 상 가장 더운 곳인 사막에 최근에 눈이 그렇게 자주 온다면서.


이제 가면 눈 덮힌 모습만 볼 수 있으려나? 아니,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못 갈 것같아. 슬프지만.


정말 지구가 많이 아픈가봐.

예전과 너무 다른 모습으로 서서히, 아니.. 점점더 빠르게 변하고 있어, 피부로 느낄만큼.

지금 여기도 점점 더워지고, 올해 여름엔 특히나 비도 정말 많이 와서 사람들이 죽기까지 했어.


누군가 그랬어. 이제 그만 발전해도 될 것 같은데, 그만 성장해도 될 것 같은데.


우린 언제까지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또 만들어내면서 이렇게 지구를 아프게 해야 하는 걸까?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지구의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이 1.5도라는데, 지금 우리가 만들어 놓은 지구의 온도에서 0.5도만 더 올라가면,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살아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 참 무섭고 떨렸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단 10년이라고 해. 부정하고 외면하기에는 너무나 시급한 시간인걸.


누가 또 그랬는데. 여섯 다리만 건너면 지구상의 사람들 다 연결될 수 있다고. 진짜일까?


어쩌면 정말 가능할지 몰라. 우리는 계속 연결되고 싶어서 서로를 연결하고 또 연결해서 그 어느때보다 가까운 세상이 되었는데, 그리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럼 이렇게 여섯사람이 손잡고 또 손잡고 또 손잡고-

우리 모두가 함께 손잡고서. 문득 생각났어. 한줄로 앉아서 손을 잡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손으로 신호를 보내는 게임 있잖아. 그것처럼 “더 이상 지구를 아프게 하지 말자”는 신호도 그렇게 ..우리가 사는 곳을 넘어 저 지구 끝까지 닿을 수 있을까?


상상해봤어. 정말 그렇게 된다면.

저멀리 어딘가에 살고 있을 친구에게도 이 마음이 닿아서

이 지구에 살아가는 모두가 다 이 마음을 공유하고-

각자 선 자리에서 손에 손잡고 지구를 힘껏 끌어안아주는 모습을.


지금 그 사막 위를 걷고 있는 낙타들아, 태어나서 처음으로 촉촉한 눈을 밟아보고 있겠구나.

난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어. 멀리 있지만, 너희들도 내겐 너무나 소중하니까.

너희가 아프지 않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지구도 말이야. 조금만 더 힘을 내줘.

나도 더 노력할게.

조금만,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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