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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rry Oct 10. 2022

자세히,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다고

좌절과 질문과 희망과 때로는 다시 넘어짐  사이에서의 외줄 타기.

그렇게 비틀거리며 걸어가면서 빠름보다는 느림에서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느림, 그것을 기억해야겠다.


한때 많이 닮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티스트  줄리앙의 전시, "그러면, 거기".

전시 제목도  그를 닮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삐뚤삐뚤한 필기체의 글씨를 다 알아볼 수 없었지만 자꾸만 읽게 되었다. 그림에 자신이 없었던 그가 그만의 색깔을 찾아간 과정, 미니어처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거대한 조형물이 되어 자연과 사람과 어우러지는 그 과정이 참 인상 깊었다. 평면에서 3차원의 공간으로 확장된 그의 즐거운 몸짓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준다.


작품 앞에 작은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큼직한 작품을 코끼리 만지듯 오롯이 즐긴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이제 그 작품보다는 작가를 더 음미하는 존재가 된다.


사랑의 방식은 참 다양하다. 매번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다. 여전히, 자라고 있다. 남몰래 뭉쳐진 그 상처가 참 깊었을 텐데, 어쩌면 그 작고 단단한 마음이 조금씩 누군가를 품을 수 있는 마음으로 커지나 보다. 그래서인지 타인을 이렇게도 따뜻하게 감싼다. 그 품의 향기가 날아가기 전에 얼른 기록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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