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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테 Jun 23. 2024

네가 오기를

오래 기다린 뒤였다

하지감자꽃 떨어진 지 한참 지났는데

네가 오기를 기다리다

말라가는 내 심장을 더는 둘 수 없어

눈물을 떨구고 뒤돌아 섰다.


마른 눈물이 흘렀다

심장에 양분이 되기를 바랐는데

발 끝도 적시지 못하고

말라버린 자국만 얼룩져

그 자리 하얀 꽃으로 피어났


더는 버티지 못했다

조금 더 기다려 옅은 웃음  주려했는데

이제는 있어야 할 자리 아니라고

애타게 기다리던 나는

뽑힌 채 알몸으로 어둡고 서늘한 곳에 옮겨졌다

!

!

!

너는 늦어버렸다 장마

나는 말라버렸다 하지감자



새벽녘부터 반가운  빗소리가 들립니다.

가뭄이 길어서 아버지 텃밭 부추가 말라비틀어졌어요.

비가 부족해서 감자도 알이 작습니다.

가뭄 속 감자가 되어

님 오시기를 오래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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