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웰컴투헬이 되길 기원합니다.
요즘은 독일의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에 빠져있다. 현재 총 9권이 나와있고, 여섯 번째권을 읽었다. 이름하야 [사악한 늑대]. 친족 간 아동 성범죄, 아동포르노에 관련된 조직을 무찌르는 내용이다. 몰두해서 읽다가 친구에게 링크 하나를 받았다.
https://1boon.kakao.com/subusunews/5dada04e6654465edc21225c
최근 세계 최대 아동음란물 사이트를 4개국이 2년간 공조해서 잡아냈고, 그 운영자와 헤비유저들이 한국 남자라는 내용이었다.
추리 소설의 기본은 상상하지 못할 끔찍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범죄를 소탕하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일어나서는 안 되는 범죄가 내 나라 한국에서 일어났다니!
대관절 어린이에게 성욕을 느낀다는 것이 어떤 말인지 이해가 되는가. 수년 전 롤리타 콤플렉스가 대두될 때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찾아 읽은 적도 있다. 구입한 사람은 많아도 다 읽은 사람은 몇 없다길래 오기로 끝까지 읽었었다. 마지막 장을 닫고 나서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책을 몇 번이나 뒤적거려야 했다.
그리고 결론 내렸다. 험버트(롤리타의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는 순간 자살하자. 나는 그런 인간쓰레기가 될지언정 자살을 하겠다.
[사악한 늑대]를 보면 친족에게 성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 행동과 엠마의 심리가 묘사된다. 피해 아동인 루이자의 엄마 엠마는 아이에게 헌신적이다. 아이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라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경계하고 의심한다. 하지만 범인이 잡히고 엠마 역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왔음을 알게 된다.
범죄자들은 아동성애자이자, 친 딸을 강간하고, 집단 강간까지 일삼는 양부에게 입양됐다. 그들은 양부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쟁해왔고, 어른이 되어서는 끊임없이 아동을 '공급'한다. 그리고 그것을 큰 사업으로 일으켜 아동성애를 즐기는 고위 관료들에게서 우월감을 느낀다.
작가는 독자들이 악인에게 너무 당황하지 않게 '잘못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잘못된 효도관'이라는 설정을 만들어 놓았다.
Jong Woo Son. 이 이름을 기억하길 바란다. '웰컴투비디오'라는 사이트의 운영자다. 이곳은 포르노를 올리는 사이트인데, 성인이 아닌 '아동물'만 올려야 한다. 해당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하려면, 직접 포르노 영상을 올려야 한다. 그렇다. 이 사이트의 공지사항에 나온 대로 그 영상에는 아동이 나와야 한다.
그는 애초부터 이 사이트를 아동 포르노를 위해 만들었다. 이 사람은 [사악한 늑대]의 범인들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일그러진 애정에 대한- 그런 서사도 없다. 차를 사고 전세금을 마련하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했을 뿐이다. 어린이들을 말이다!
Jong Woo Son. 그는 2년이 되지 않는 형량을 받았다. 외국에서 유저들이 받은 형량보다도 낮다. 그가 20대 초반의 가장인 점을 정상 참작했다고 한다. 손 씨가 있어야만 영위되는 가정이란 있을까? 오히려 그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것이 그의 가정을- 거기에 속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일이 아닐까? 루이자뿐만 아니라 엠마도 구할 수 있다.
구형을 하는 것은 징벌의 목적이 아닌 교화의 목적을 가진다고 한다. 2019년 4월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성범죄 재범률은 70퍼센트 가까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형벌은, 교화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야 하는 것은 아닐까?
'웰컴투비디오'의 검거 이후 최소 23명의 어린이가 구조됐다. 물론 손 씨가 아니었어도, 분명 어딘가에서 다른 악인이 사이트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선가 '아동포르노'를 검색했을 127만 명의 회원과 돈을 내고 영상을 소비한 4천여 명, 그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헤비유저 300여 명. 그들만 아니었어도 스물 세명의 어린이와 아직 구조되지 못한 더 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검색엔진에 해당 사이트 이름을 쳤더니, 경찰에 기소된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치 중고차 사이트처럼 회원들은 서로 질문을 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죄책감이 없다. 구속되는 것에 대한 공포,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뿐이다. 그들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법대로 처벌받는다는 것뿐이다.
'웰컴투비디오'의 유저들은 18개월이나,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 동안 카페에 질문을 올리는 절박한 마음으로 피해자들에 대해서 잠시 잠깐이라도 생각할까.
Jong Woo Son : 손종우와 손정우. 두 가지 이름이 모두 돌아다녀 CNN 기사의 표기 그대로를 따릅니다.
참조: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596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