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가장 느리게 집으로 가는 방법

by 꼬드kim

나는 지하철을 선호한다. 대부분 제시간에 도착하고 일부 지하철을 제외하고 환승 시 배차 간격이 10분을 넘지 않는다. 책도 서서 읽을 수 있고.

그러나 새로 근무하게 된 곳으로의 최적의 경로는 검색할 때마다 버스가 제일 먼저 추천되었다. 그것도 좌석이 없으면 앉을 수 없는 광역버스가 대부분 1순위로 나온다. 퇴근하면서 버스를 타고 환승지에 내리자 내 눈에 익숙한 시내버스가 정차했다. 나도 모르게 후다닥까지 낼 수 있는 속도는 아니더라도 그 버스를 향해 최대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달려갔다.

기사님을 보자마자 “**역 가죠?”

기사님은 그렇다고 대답해 주셨고, 난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 버스를 탔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 광역버스를 놓쳤다는 생각도 못 한채 말이다.

한참이 흘렀는데도 버스는 서울에 진입을 못 했다. 그렇다. 난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포기한 채 가장 멀리 돌아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여유가 즐기고 싶었던 거야.‘라고 긍정 회로를 돌리고 싶지만, 회로는 버스 안 냉기로 냉각 상태다.

이제 그만 집에 가고 싶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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