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보양식 콩국수

by 꼬드kim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보양식이라는 것으로 삼계탕을 즐겨먹는다. 나도 그러면 좋으련만 삼계탕은 딱 닭이라는 느낌때문에 젓가락조차 국물에 담궈보지도 못한다. 그런 나를 위해 엄마는 어렸을 적부터 콩국수를 해 먹였다. 어렸을 때 검정콩밥은 참으로 맛이 없어서 젓가락으로 한개한개를 골라 그 바쁜 등교시간에도 아버지 밥 그릇에 수북히 담아놓고는 했는데 엄마가 만들어 주시는 콩국수만큼은 국물도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었다. 어린 나에게 비주얼은 꽤나 중요한 것이었나보다. 뭐 지금도 비주얼을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그 시절 우리집에 친구가 놀러와서 우리집의 나를 보양식인 콩국수를 해달라고 했으나 친구는 콩물이 비릿하다며 코를 막고 한 그릇을 먹었다. 그녀의 그 행동은 어린 내게 꽤 충격이었다. 비릿함이라는 느낌을 잘 알지 못하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이렇게까지 맛없게 먹고 있던 그녀에게 물어보지 않고 대접한 나의 무모함이 많이 미안해졌기 때문이다.

올 봄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하다가 그녀도 콩국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나는 그녀에게 콩국수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친구는 콩국수의 콩물은 만들기가 어렵다며 손사래를 쳤다. 하긴 보기만 했지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생각보다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엄마의 콩물을 공수해다가 만들어 먹으면 가장 최선이겠으나 신선도가 떨어질 수도 있고 나도 무언가를 배워두는 것이 좋겠기에 오늘 엄마께 콩국수를 배워보기로 했다.

적당량의 콩을 물에 불리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끓는 물에 콩을 넣고 삶는다. 너무 많이 삶을 경우 냄새가 날 수 있다고 해서 불을 껐는데 콩의 불림 상태와 콩의 익기 정도를 시간으로 체크해 놓지 않아 혼자해도 이 정도의 익기로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익힌 콩을 믹서기에 넣고, 엄마가 넣으라는 깨, 땅콩을 넣고 눈에 띈 사차인치까지 나는 도전해본다. 맛 없으면 다 내 몫이긴 한데 ㅎ

곱게 갈아진 콩물을 냉장고에 넣고, 물을 끓여 소면 끓이기에 도전한다.

3분30초라고 써 있으나 소면은 참으로 테크닉이 어려운 재료인 듯 하다. 벌써 불어가는 느낌이니

고명으로는 천도 복숭아와 토마토 그리고 잣을 올리려 했으나 잣은 다 먹고 나서 생각이 난다.

그래도 고소함이 한가득이다. 두유를 잘 안 먹는 나로서는 이것으로 두유를 대체해도 될 듯.

보양식을 먹었으니 남은 여름도 잘 버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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