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 & 충돌 12 main_ Finland

by 꼬드kim


Jean Sieblius _ Finlandia Op.26(2010)


헬싱키도 1 day pass가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탄 버스에서도 그걸 구입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정확하지 않을 땐 무조건 현지인에게 많이 물어보는 게 최고! 난 운전기사 분께 질문을 드린다. 다행히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3인의 1 day pass를 구입하고 숙소인 스칸딕 호텔로 갔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여행의 끝자락에 휴식을 주고자 함이다. 일본인 관광객이 자주 이용한다는 이유로 조식 메뉴에 죽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아직 호텔 투숙객이 나가지 않아서 체크인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대신 락커 카드를 주는데 시간대별로 바뀌는지 저녁에 다시 돌아와서 사용하려 할 때는 열리지 않아 데스크에 물어보니 새로운 카드를 건네준다. 짐을 락커에 넣어두고, 호텔에서 제일 가까운 시벨리우스 기념관으로 헬싱키의 여행을 시작한다.

모뉴먼트라는 그 시벨리우스 두상의 그곳을 가기 위해 한참 전진하던 중 친구가 카메라를 호텔에 두고 나온 걸 그때서야 알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이별 모드 ㅠㅠ 나머지 친구와 난 시벨리우스 쪽을 향하고 그녀는 호텔로 간다. 다행히 카메라를 찾아서 그녀는 중앙역 옆의 우체국 쪽으로 바로 오기로 하고, 우리는 시벨리우스 모뉴먼트를 본 뒤 중앙역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걸어간다. 계획과 준비가 없었으므로 결국은 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본다. ㅎㅎ 하교시간이라도 되는지 버스는 학생들의 수다로 왁자지껄하다. 우리의 재회는 우체국에서 시작되었고, 엽서 구경으로 다시 핀란드 공감하기 시작한다. 핀란드는 노르웨이보다는 훨씬 따뜻하다. 좀 더 남쪽이라서 그런 걸까. 중앙역을 거쳐 헬싱키 대성당 쪽으로 갔다.

무슨 전시회라도 열리는지 따뜻한 햇볕 아래 나라를 나타내는 곰 동상들이 전시되어있다.

애국심이라도 발동한 건지 셋 모두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조각상을 찾기 시작한다. 왜 곰 위에다가 그림을 그리게 된 걸까를 생각하며 말이다. 몇 10여 개국을 뒤적이며 끝내는 찾았다.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곰을 말이다. 좋아라 하며 기념샷을 남긴다.

수오멘린나 요새가 이곳과 가깝기에 그곳을 찾다 보니 몇 개의 노점을 발견했는데 그게 카우파 시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기분의 시장이다.. 그냥 인사동 한켠이라 해야 더 좋을듯한 시장.

수오멘린나 요새의 한적함으로 마음이 좀 여유로워지니 디자인 박물관이 가고 싶어 졌다. 디자인의 나라인데 이 먼 곳까지 와서 그곳을 안 보면 아쉬움이 남겨질 듯도 하고. 지나가시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감사하게도 진행방향이 비슷하다며 근처까지 데려다주신다고 한다.

가는 길에 대한민국 대사관을 발견한 난 독립운동가라도 된 듯 기념사진 찍는다고 디자인 박물관 가야 하는 것도 아주머니께서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도 잊어버렸다. 잠시. ㅎ

디자인 박물관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지만 그들의 그릇이며 가구 이런 것을 보니 실용성과 디자인이 겸비된 아름다운 작품들이란 생각이 든다. 하나하나를 정성껏 배치한 작품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여유!


시간을 좀 더 내어 돌로 만들어졌다는 교회까지 가보기로 한다. 나는 지나가고 있는 아기 엄마에게 길을 물어본다. 길을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께서 합류하여 곁에서 도와주신다. 아가와 엄마, 지나가시던 아주머니 한 분 그리고 우리. 그렇게 여섯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아주머니는 발레를 보러 가는 길이라 하고 아기 엄마는 산책 중인 것 같다. 그들은 아는 사이도 아닌 것 같은데 우리가 길을 물어보는 바람에 그 길을 함께 한다. 친해져 간다라고까지 단언하긴 어렵지만 낯선 이에게 말을 건네고 함께 같이 걸어가고 하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보니 내심 부러웠다. 작은 여유와 친절, 이런 것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살아가는 모습일 텐데 하는 생각.

목적지에는 도착했으나 교회는 열려있지 않다. 너무 늦게 온 걸까. 우리처럼 시간을 체크하지 못한 채 온 외국인 관광객인듯한 청년 또한 우리처럼 서성인다. 조금 더 서성이다 하는 수 없이 시내로 들어가 저녁 먹고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다시 중앙역을 가기 위해 익혀둔 거리를 거꾸로 돌아간다. 버스 정류장 방향 체크하고 버스를 탔다. 난 노약자라도 되는 양 빈자리가 보이자마자 재빠르게 가서 앉는다. 쿵! 옆에는 할아버지라 할 수 있는 분이 조금 뒤 앉으셨다. 학생이냐고 물으시면서 헬싱키 대학교 교수인데 아시아 학생이 참 많다 하신다. 아무래도 학교 근처에서 타다 보니 학생인 줄 아셨나 보다.ㅎㅎㅎ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지만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할아버지 교수님과 작별 인사를 나눈다.

맛 집을 알리 없는 우리는 내가 우기는 그리스 음식 전문점에 들어갔다. 헬싱키까지 와서 그리스 음식을 먹는다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느끼하게 생기신 아저씨가 가져다주시는 음식이 맛있다. 여행의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이 남아 있어 그럴까?


어느덧 여행은 마지막 밤을 향하고 우리는 여행의 마지막 날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호텔로 갔다. 오전에 체크인을 해둔 게 아니라서 몰랐는데 호텔의 보완이 철저하다. 개인당 숙소 카드를 주는 이유를 몰랐으나, 엘리베이터를 타보니 알 수 있었다. 이 카드가 있어야만 객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으며 당연히 엘리베이터 버튼도 카드를 꽂아야만 눌러진다. 카드로 갈 수 있는 층이 정해져 있던 것이다. 내가 카드를 넣자 로비층과 알 수 없는 몇 개의 층(내 숙소 포함)에 불이 들어온다. 직원이 2인실로 체크인해주는 바람에 무거운 짐 이끌고 꽤 어려운(?) 엘리베이터와의 실랑이에 더하여 카드 바꾸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니 데스크와 숙소 층까지 3번 왕복하기!! 체력이 바닥난다. 복도에 누워버릴 거 같은 태세임. 결국 저렴한 나의 체력은 그 3번의 왕복으로 고갈되어 화려한 밤은 보낼 수 없어지고 다른 공항으로 보내야 하는 친구를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엉킨 루트를 위해 비행기를 여러번 타보기 도전


그녀를 새벽에 다시 오슬로로 보내고, 우리도 잠시 남은 시간을 이용해 그릇 가게 쇼핑을 한다. 아름다운 그릇들을 이것저것 집어 들다 보니 짐 무게로 내가 배낭을 메고 걸어야 한다면 뒤로 넘어갈 거 같다.

욕심은 여행을 하면 할수록 늘어나나 보다. 마음을 비워야 진정한 여행자가 된 걸 텐데.

무사히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우리 셋은 만나고 그간의 서울 들어오는 비행기를 탈 무렵에는 긴장감이 다 풀어졌는지 2시간을 잤어도 졸리다. 많이 그리울 거 같다.

여유로웠던 이 여행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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