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는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해답을 찾는 훈련으로 교육을 시켜왔다. 다수가 생각하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 경우, 그 답은 틀린 답으로 간주되기 마련이었고. 그런 분위기는 통합적 사고보다는 획일화된 사고를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통합적인 사고를 하며 자라지 않았기에 논의를 함에 있어, 내가 맞고, 네가 틀렸고를 반복하며 살아온 느낌이다. 물론 나뿐만이 아니라 맞고, 틀리고를 논하는 사람들 또한 그렇게 성장했기에 같이 논의하는 일들은 획일적인 사고를 통한 결론에 도달했고, 그렇게 도달한 결론들은 최선이라기보다는 차선 또는 평범한 결론들로 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 같다. 이 부분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조금이라도 변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나 혼자 변화했다고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합의가 통합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책에도 적혀있듯이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지능, 창조성, 유머와 같은 개인적인 특성이 평생 변하지 않는 ‘돌에 새겨진’ 요소라고 생각하며,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개인적인 자질이 오랜 노력과 관심에 따라 개발된다고 믿는다(캐럴 드웩의 연구)고 한다. 장담이 섣부른 것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까지 만나 본 많은 사람들의 마인드셋은 고정 마인드셋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도 일정 부분은 고정이다. 환경은, 그리고 내가 겪은 경험들은 나의 지식의, 사고의 기준들이 된다. 그것이 다른 것들과 맞물려 일어나는 일들일지라도 말이다. 그래서 그렇게 굳어진 경험의 기준들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리더들과의 또는 고정된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과의 논의에서 적어도 나만이라도 통합적 사고를 하여 결론에 보다 최선의 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 두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훌륭하다. 우선 통합적 사고 이론에 대한 설명을 알려준다. 필요성을 포함하여, 통합적 사고를 통하여 성공한 사례도 제시한다. 설득하기 위한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사람들은 이론을 통한 설득보다는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것에 더욱 유연한 것은 당연한 이치인 듯하다.
통합적인 사고 훈련을 위해 여러 가지에 대한 정의를 내려준다. 알지만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단어들. 예를 들면, 의식이라는 단어다.
“의식은 세상에 대해 창조하는 일련의 모형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며, 궁극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된다고 한다. 모형을 구축하는 과정은 자동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대개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시스템 역학의 대가 존 스터먼은 의식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선택-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이런 형태의 모형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우리는 모형을 만들지 말지 결정할 수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다만 어떤 모형을 선택할 것인가 뿐이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자신이 어떤 모형에 따라 행동하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더 나아가 이런 모형은 정확하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그것이 바로 모형의 본성이다. 지도는 땅을 이해하기 위해 만든 표상이다. 현실과의 유사성을 유용한 형태로 담은 단순화된 도표다. 그러므로 세상과 세상에 대한 모형 사이에는 언제나 깊은 틈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관과 편향, 아이디어,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모형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눈에 그 동료의 모형은 자신과 ‘다른’ 모형이 아니라 ‘틀린’ 모형으로 보인다. 인지적 편향은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가장 먼저, 친밀성 편향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과 함께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더 좋아하고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다. 하지만 친밀성 편향은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는 적대적이라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싫어하고 오랜 시간 함께하려 하지 않는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더 나은 과정이 필요하다. 거시적으로 바라보면서 깊이 뿌리내린 모형과 현황의 영향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분명하게 확인하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접근법은 한 가지 정답만이 존재한다는 가정에 대한 도전이다. 그리고 갈등 상황을 의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과 아이디어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다.”
다른 단어 공감. “공감의 힘은 강력하다. 공감은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있는 것처럼 상황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는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친절을 베풀거나, 그들의 모형에 동의하는 것과는 다르다. 공감이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효능감에 대한 이야기는 이런 문장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변화의 과정에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자기 효능감이 강한 이들은 기대 수준이 높고, 열심히 노력하고, 오래 인내하며, 실패에 직면해서도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인다. 그러니 창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 효능감을 개발해야 한다. 자신이 창조적인 사람이라는 확신을 강화함으로써 적극적으로 도전에 임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생각해왔던 창조성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문장도 있으며 실천 부분을 통해 보다 확장된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창조성은 백지상태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함으로써 창조성의 동기를 강화하고 해결책을 도출하기 위한 실질적인 출발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디자인 사고의 핵심 질문 ‘어떻게 하면~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뜻한다. 통합 과제에 직면했을 때 백지상태에서 영감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창조하고 새로운 모형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자. 어떻게 해야 상반되는 두 가지 모형의 장점을 취하고 나머지를 버림으로써 새로운 모형을 조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한 가지 모형을 확장함으로써 다른 모형의 핵심 장점을 포괄할 수 있을까? 어떤 형태로 문제를 분할해야 각각의 모형을 문제의 구성 요소에 적용할 수 있을까?”
두 가지 제안을 놓고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두 가지의 제안의 장점만을 취해오되, 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나아가는 전략은 꽤 매력적이다. 물론 그런 전략을 펼 때 이것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며, 저자가 말했듯이 자기 효능감이 있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통합적 사고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말한다. 즉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틀이 아니며, 기존의 사고 틀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 통합적 사고를 통하여 논의의 흐름을 바꾸고, 개인 간의 갈등을 완화하여 보다 좋은 결론으로 도달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서로의 내재된 의식으로 충돌이 일어나기도 하고, 보다 포괄적인 협의보다는 그 충돌의 절충 어디쯤에서 타협을 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모두가 만족스럽지 않은 그 결과물로 어정쩡하게 마무리를 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근래 들어 더 자주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긴 하다. 고정된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유연하게 되기보다는 더 고정적이 되어 가고 있을 테니까. 사실 그런 부분에서 보다 나은 확장된 결론을 찾기 쉽지 않아서 매번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절충안을 찾아버렸던 것 같다.
이럴 때 저자가 알려준 보다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사례들 속의 장점들에 대하여 깊게 고민해보고 그 장점을 통한 더 확장된 사고를 통하여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해보고 싶다. 저자가 말했듯이 창조는 백지에서 만들어지기는 어려우니까. 고정된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는 리더들도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유연한 사고를 하길 바라본다.
내가 맞고 네가 틀려라고 말하기 전에 말이다. 한 번쯤 더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