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기막히게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새벽부터 한강은 걷는 사람들과 킥보드를 타는 사람들,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집에 머무르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할 만큼.
자전거는 날씨와 상관관계가 꽤 높은 듯하다. 여름 내내 많지 않던 라이더들이 부쩍 늘어났다.
우리나라 자전거 라이더들은 다른 나라의 라이더들과 조금은 다른 형태를 보여준다.
새벽 1시쯤 도착했던 브뤼헤 근처에서 본 자전거 라이더들의 움직임은 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끼리 정한 수신호를 지켜가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좌회전을 할 경우 좌측의 팔을 뻗어 뒷사람에게 신호를 보내줬다. 아침의 풍경은 훨씬 많아진 자동차와의 철저한 수신호로 교통의 혼잡을 일으키지 않은 채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벨기에에서는 자전거도 도로법을 지켜야 하는 것인가? 벨기에 국민이 아니어서 모르겠지만 통행에 있어 '보행자가 우선'이라는 것이 잘 지켜지는 것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한강 나들목에는 보행자 우선이라는 푯말과 더불어 '자전거는 내려서 끌고 가세요'라는 문구도 있다. 이를 지키고 내려서 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인가?
혹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어서 한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인가? 혹은 문맹인?
동양인들이 모두 자전거를 타고 저 나들목을 지나가고 있을 때, 서양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는 광경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순간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조금은 창피했다.
나들목길은 내리막길이다. 그래서 자전거는 속도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절대 자전거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나들목을 지나면 횡단보도가 나타난다. 건너려고 양쪽을 살피고 있는데, 자전거 부대가 소리치며 지나간다.
"비키세요!"
'누구? 우리? 왜? 우리의 걸음이 당신의 자전거 속도보다 느려서? 우리가 앞서 가고 있었는데, 느리다는 이유로 양보해야 한다고 어딘가 쓰여 있기라도 한 건가? 아님 당신들의 자전거는 브레이크가 없는가? ㅎ'
이내 보행자들에게 공격적으로 달려오고 있는 자전거를 발로 걷어차 주고 싶은 어긋진 마음이 든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모두 양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적의 소리를 다 건널 때까지 들어야 할 수도 있다.
그들은 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는 것인가? 자동차 운전을 배울 때 신호등이 빨간불이더라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내려서는 순간 차를 멈추라고 명시되어 있다. 자전거도 이 법에 준해서 타야 할 텐데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들도 자전거에서 내려오는 순간 보행자가 된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는 마음부터 자전거에 싣고 안전한 라이딩을 즐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