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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Sjoon George May 22. 2017

일필휘지(一筆揮之) 연주란..

Chet Baker in Europe "Summertime"

이런 말을 하면 세대차이나는 사람이라고 할 지 모르겠다. 

예전 PC통신이 활발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이텔, 유니텔, 천리안, 나우누리.. 나는 유니텔 및 천리안에서 주로 활동을 많이 했었다. 역시 난 아재인가...


천리안 재즈 동호회에 가입한 적이 있고 정모도 몇 번 나갔었다. 정모면 대부분 음악 감상회로 열리기 마련이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반을 들고 오던가 아니면 그 모임의 방장이 그날 들을 음반을 미리 정하여 컴필레이션하여 뿌리는 형식도 있었다. 


천리안 재즈동 소모임에서 어느날 재즈 컴필레이션 CD를 하나 받았었다. 재즈의 역사순으로 대표적인 곡 들을 골라 채웠는데 11번째 곡인 쳇 베이커(Chet Baker)의  "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 에서 나는 다음곡으로 넘어 갈 수가 없었다. 쳇 베이커의 진 면목을 처음 영접하는 순간 이었던 것이다.  


"이양반은 트럼팻턴줄 알았는데 노래도 부르네.."


트럼팻에도 그렇고 노래를 부르는데도 그렇고... 우수(憂愁)가 뚝뚝 떨어진다. 노래를 듣고 나는 생각했다. 쳇 베이커는 중국의 시선(詩仙)인 이백(李白)과 같은 사람이라고.. 


참고로 중국의 시인 양대 산맥은 시성(詩聖)인 두보(杜甫)와 이백인데 두보가 시를 조금씩 쓰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완성도를 높히는 스타일이라면 이백은 천재성을 발휘하여 한번에 시를 써 내려가는 스타일이다. 


Terajima씨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것인가? 

그는 쳇베이커의 『A Jazz Tour of the Nato COUNTRIES』(Pacific Jazz) 라는 음반을 소개하며 쳇 베이커를 "자기 자신을 혼자 다 그려버린 남자" 라고 소개를 하였다. 그는 이렇게 썼다.


「뮤지션이라 함은 연주하기 전에 대체로 하나의 곡의 레이아웃을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을 한다고 한다. 이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안하고 연주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마치 작가중에 노 아이디어(No idea) 인 상태로 막바로 글을 쓰는 작업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각각 머릿속에 어떻게 곡을 제도(製圖)할까 하고 생각해 놓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제 부터가 재미있는 것인데, 이런 제도해 놓은 것에 익숙해지지 않은 채 실제 연주에 임하게 되면 머릿속이 혼란해 지기도 하며 자기가 생각했던 것에 의한 연주는 2%도 나오지 않게 된다.

그렇지만 쳇 베이커는 생각한 대로, 자유자재로 나와 버린다. 나는 그렇게 들린다」


Terajima씨는 또 엘범 자켓 이야기를 한다. 아래 사진은 두 남녀가 지금은 없어진 팬암 항공기 앞에서 포옹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예술적인 사진이라는 것이다 사진 속의 남자는 쳇 베이커일 것이라고 강하기 추측을 할 수 있으며, 팬암 항공사에서는 이 엘범 1000장을 실제로 구매해 승객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자. 백문이 불여일청.. 그의 일필휘지 음악을 한번 들어볼까? 

아래 음악은 본 음반의 Summertime은 아니지만 "Chet Baker Quartet" 의 Summertime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처음 챗베이커에 빠져들었던 "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 




Trumpet - Chet Baker

Bass - Jimmy Bond

Piano - Gerald Gustin


Side 1

1. SummerTime

2. You go to my Head

3. Tenderly

4. Autumn in NewYork

5. There's a small Hotel

Side 2

1. Rondette 

2. Peace Caprise

3. Mid-Fort-E

4. Pomp

5. Sad Walk

6. The girl frm Greenland


●1955년, 1956년 錄音

●미국 오리지널LP

●평점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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