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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Jan 10. 2022

2020년 10월 29일

어제 오후 메모를 하다 말고는 밤 잠자리에서 문득 메모를 끝내야지 생각이 들었다가 그냥 잠들기로 했다. 생각의 흐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여전히 비단이를 안개처럼 의식한 채로 있다가 갑자기 비단이가 고통스러웠을 것 같은 상황이 머릿속에 재현됐다. 의도치 않게 튀어나와 자동 재생되는 장면을 보는 게 괴로웠다. 이대로는 잠들 수 없는 걸 알기에 억지로 다른 생각들을 하며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영상들을 끊어냈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조금 늦잠을 잤고 기분은 계속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난 바보니까. 내가 늦잠을 자서 기분이 안 좋은 걸까 생각하며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에 조금씩 집중할수록 가라앉은 기분이 서서히 피어나는가 싶었는데 이상하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올해는 나 자신을 알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 이 기분은 호르몬 주기에 따른 변화일까. 어제의 기분을 풀어주지 않아 무의식적으로 이어지는 상태인 걸까. 아니면 나는 어떤 감정의 상태에 갇혀서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 걸까. 이 모든 게 뒤섞인 상태겠지 아마도. 

가을이 되고 나는 많이 좋아지고 새로운 단계를 가는 중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파도를 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괜찮아지겠지.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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