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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Jan 12. 2022

2020년 11월 11일

오전에 작업을 하다가 책상 구석에 쌓아놓은 종이 뭉치를 정리했다. 그림 그리고 남은 쪼가리 종이들과 아이디어 스케치들이 섞여있었다. 그중에 점토로 만들려고 스케치해 놓은 종이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펼치니까 그곳에도 비단이가 있었다. 작년 말 비단이가 많이 아플 때였는지 밥과 항생제와 심장약을 어떻게 먹일지 구체적인 시간이랑 방법, 순서 등이 적혀있었다. 비단이 상태가 많이 변하고 약의 용량과 종류가 늘면서 정신이 없었다. 약 먹이는 게 제일 큰일이던 시기였다. 2년 넘게 심장약을 먹이고 있었지만 초기에만 힘들었지 경단처럼 동그랗게 말아 주면 간식인 양 날름 받아먹어서 힘든 것도 모르고 지냈었다. 마지막 두 달. 비단이 약 먹느라 너무 힘들었겠지. 떠나기 전까지 그놈의 약약약 얼마나 싫었을까. 나중엔 억지로 입에 넣어야 했고. 밥도 물도. 


202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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