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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Jan 17. 2022

2020년 12월 10일

지금 생각해 보니 상담의가 강아지를 다시 키울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나는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상태를 조금 더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죄책감을 느끼는지에 대해 물었는데 세상에 죄책감 안 느끼는 사람도 있을까.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건 나를 힘들게 할 뿐이니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 정리를 다시 하며 비단이의 추억이 남은 공간들을 바꾸게 되는 게 섭섭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바꿔야 개운해질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어제 청소기를 밀면서 보니까 방바닥 쪽에 책장 칸은 거미줄이 신나게 쳐져 있었다. 행거를 정리할 때는 티셔츠의 어깨에 하얀 먼지들이 쌓여 있었다. 내가 신경 쓰지 못했던 시간들이 거기 있었다. 많은 것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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