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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Oct 07. 2021

2019년 10월 17일

화장실에서 나왔더니 방석에 앉아있던 비단이가 바닥으로 내려와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방석을 보니 오줌으로 젖어 있었다. 얼른 방석에 덮어놨던 담요를 치웠는데 아래 방석 커버까지도 젖어 있었다. 구입한 후 한 번도 빨지 않았던 방석이라 이참에 빨자 하고 방석 한구석을 뜯어서 솜을 다 빼냈다. 방석에 들어 있던 솜은 여태껏 보지 못한 매우 매끄럽고 부들부들한 느낌의 솜이었다. 


한 이틀 요실금이 안 보이길래 이제 괜찮아졌나 보다 했는데 아닌가 보다. 어제 병원에 다녀와서 다시 나타난 건가. 아무튼 엊그제 택배로 받은 강아지 기저귀를 꺼내서 비단이를 조심스럽게 안고 헐렁한 정도로 기저귀를 채워줬다. 딱히 불편해하는 기색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지난주 폐수종 이후로 기침 때문인 것 같긴 한데 허리 쪽 디스크로 의심되는 증상이 보여서 조심하는 중이다. 병원에서 따로 디스크 검사를 받진 않았다. 방광 쪽은 아니고 신경 쪽도 아니라 디스크일 가능성이 많다고 했으니까. 전에 목 디스크가 있었는데 디스크가 있었던 아이는 다른 곳에도 디스크가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말도 해줬고. 조심만 하면 괜찮아질 것 같다.  


그나저나 오늘은 아침도 거의 안 먹었다. 캔에 물을 조금 섞어서 줬는데 거부. 단호박도 거부, 죽도 먹는 둥 마는 둥 다 남기고, 혹시나 해서 다른 종류의 캔도 줘봤는데 거부, 그나마 먹는 건 오리고기 육포. 이걸 배불리 줄 순 없고.. 몇 시간 지난 후에 배고프면 식욕이 생길 수 있으니 조금만 지켜보기로 했다. 아침에 밥은 안 먹었지만 물은 좀 마셔서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 병원 다녀와서 입맛을 더 잃은 건지. 

담 주에 또 가야 하는데.. 


역시 오전 11시가 넘어가니 배가 고파졌는지 아까 거부했던 밥그릇으로 달려가서 먹기 시작한다.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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