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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Jan 28. 2022

2021년 2월 18일


요 며칠 강아지가 나오는 꿈을 두 번이나 꿨다.

하나는 며칠 전 연휴에 꾼 꿈인데 비단이가 나오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비단이는 2019년 12월 21일 죽은 게 아니라 계속 살아 있었다. 꿈을 꾸는 나는 매우 놀라며 아니 살아있었다니?! 나는 그동안 병원에 다닌 기억이 없는데 병원 진료도 없이 괜찮았던 거야? 라며 놀랐고 그러자 어찌어찌 지냈다는 어떤 메시지가 들렸다. 그런데 꿈속의 비단이는 입맛이 매우 까다로워 있어서 꿈속의 나는 싱크대를 뒤지며 비단이 먹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는 나는 또 비단이가 떠났다고 생각한 날 이후로는 비단이 먹거리를 구입한 적이 없으니 다 오래된 음식들이라며 걱정하고 있었다.


두 번째 꾼 강아지 꿈은 테이블에 여러 사람과 앉아 있는데 어떤 유기견 봉사활동 하시는 아줌마가 어린 강아지들을 데려왔다. 그러곤 내 앞에서 한 강아지를 매우 쓰다듬으며 입양을 보내야 한다고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강아지는 발라당 누워서 나와 그 아줌마에게 배를 맡기고 있었다. 나는 조금 슬프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서 나는 아직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요즘 다시 우울한 느낌이 드는 건 이런 꿈들 덕분인지. 아니면 우울한 기분이 다시 올라와 이런 꿈들을 꾼 건지는 모르겠다. 이런 꿈들 말고 나도 비단이랑 산책하거나 하는 그런 밝은 내용의 꿈을 꾸고 싶다. 어제 잠들기 전에 핸드폰에 찍혀있는 비단이 동영상들을 보다 잠이 들었다. 동영상들은 아플 때와 안 아플 때가 섞여 있어서 아팠던 때의 모습을 보고 훌쩍였다. 훌쩍이다 보니 코가 막히고 잠이 쉽게 들지 않았다. 조금 건강하던 때의 비단이 모습들을 보며 아 이런 모습들로 꿈에 나오면 좋을 텐데 생각했다.


올해 초였던가  비단이에 관한 글을 쓰며 훌쩍이고 있는 나를 보고 남편은 지친 듯이 말했었다. 자신은 비단이랑 행복했던 기억이 많은데 우울해하는 나를 보면 자기까지도 우울해진다고. 그때까지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비단이를 애도하고 견디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말을 들으니 나만의 슬픔이란 것도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오랜 시간 슬픔을 조용하게 메모장에 두들기고 있는지 남편은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각자 자기만의 슬픔이 있고 슬픔이 흐르는 시간도 모두가 다른 것 같다.


2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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