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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Feb 14. 2022

2021년 7월 30일

작년 생각해서 비 올 때 신을 샌들도 준비해놨는데 장마랄 것도 없이 흐지부지 지나가고 대신 무더위가 빨리 왔다. 열대야로 잠을 잘 못 자서 피로가 쌓이는 느낌이다. 더워서 밖에 나갈 생각도 못 하고 지냈다가 지난주엔 열흘이나 집에만 있었다는 걸 깨닫고 동네 한 바퀴 돌고 왔다. 비단이가 있을 땐 더워도 열심히 나갔었는데 지금은 그게 오래전 일인 것만 같다.


이상하게 비단이가 떠난 뒤로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실제로 해야 할 일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할 일이 없어서 작업을 한다고 느껴진다. 전엔 틈틈이 인터넷 쇼핑도 열심히 하고 청소기도 돌리고 장도 열심히 봤는데 이제 그런 일들에 흥미가 많이 떨어졌다.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작년 초에 친구에게 들었던 '무망'이란 단어가 가끔 생각난다.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는 상태가 무망이란 건가.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희망이 없는 절망감과는 다르다.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런 걸 생각하다 보면 비단이의 빈자리가 얼만큼인지 너무 크게 느껴지곤 한다.  


202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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