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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Feb 21. 2022

2021년 10월 5일

요즘은 들뜬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작업한 책이 인쇄되어 나오는 날을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고, 얼마 전엔 그동안 써왔던 비단이에 관한 메모와 그림들을 오픈된 공간에 공유하기 시작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글들이 많은 것 같아 이건 혼자만 봐야 하나 하는 고민을 계속했지만 벗어날 길 모르겠는 그 길에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그리고 비단이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내가 그렸지만, 그리는 대상에 대해 진심이 느껴지게 그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린 비단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허전한 마음이 조금 채워지는 느낌이다.  


지난번에 원단에 프린트했던 비단이 사진은 전체적으로 매우 칙칙해서 색감을 많이 조정해 새로 주문했다. 침대와 의자에서 쓸 쿠션을 여러 개 만들려고 나름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전체적으로 명도를 올리고 콘트라스트는 강하지 않게 조절했다. 이번엔 어느 정도 마음에 드는 색감으로 프린트돼서 기분이 좋다. 이제 잘라서 바느질할 일만 남았다. 선반 구석에 보관해둔 미싱을 꺼낼까 말까 귀찮은 고민을 하고 있다.  


들뜬 기분은 작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비단이가 떠나기 전에 했던 개인작업을 다시 이어서 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 작업은 내 마음이 예전에 느꼈던 것들에 다시 다가서고 있다는 중요한 깨달음을 줬다. 내 안에 있는 여러 가지 감정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동떨어졌던 슬픔은 다른 감정들과 어느새 섞여 지내기로 했나 보다.


20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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