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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Oct 29. 2021

2019년 12월 25일

흐릿한 느낌이다.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던 게 뭔지 알기가 힘들었는데 그건 흐릿하다는 느낌이었다. 나도 지금 흐릿해져 있는 걸까. 아까 비단이가 마지막으로 다니던 병원의 수의사가 전화를 했다. 울음을 참을 수 없어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괜찮다고 했고 고맙다고 했다. 마음에 없는 말은 아니었지만 마음속엔 다른 마음이 더욱 컸다.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 내가 견딜 수가 없다. 모두가 힘들 뿐이다. 


어느 순간 가만히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도 순간순간 비단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아 깜짝 놀랐다가 이젠 비단이가 없다는 생각이 연달아 들이쳐 가슴이 순식간에 쨍하고 깨지기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하고 있다. 


201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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