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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Nov 16. 2021

2020년 2월 1일


며칠 전부터는 비단이 간식을 놓지 않고 있다. 비단이 유골함 앞에 간식을 매일 놓아주고 있었는데 개미가 꼬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냉장고에는 비단이가 생전에 먹던 간식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뜯지 않은 것들은 모두 나눔 했고 비단이가 특히 잘 먹던 것들 몇 개는 포장째 남겨놓았다. 


비단이가 떠난 지 이제 40일 정도 지난 것 같다. 아직 비단이 생각에 마음이 씁쓸하고 눈물이 고인다. 자꾸 똑바로 안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요즘 잠을 좀 늦게 자고 있다. 

어제는 냉장고 옆면에 붙여두었던 비단이 죽 레시피가 적힌 쪽지를 버렸다. 2년 정도 붙여놨던 쪽지라 글자색이 흐릿해져 있었다. 작은 종이 쪼가리가 뭐라고 그거 버리는데 망설이고 감정이 교차하는지. 아직도 온 집안엔 비단이 흔적들이 그득하다. 장례 치르고 버린 물건 외에는 그대로 두었다. 


엊그제는 용기 내서 비단이 떠나던 날 사진들을 봤다. 다 보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둬야 했다. 

다음 주에는 전시가 있다. 


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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