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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Nov 21. 2021

2020년 2월 20일

요즘도 눈물바람이긴 하다. 혼자 있을 때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랑 있을 때도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아니 나와서 또는 가득 고여서 조금 난감하다. 내가 어찌하긴 힘든데 나 때문에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거 같아서. 그래도 다행히 분노의 감정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비단이가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단이가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는 건지. 아직 버림받은 느낌은 많이 남아 있는데 가슴이 막 답답하진 않고 견딜만하다. 


생각해보니 비단이는 내 삶에 어떤 껍질을 벗겨준 존재였다. 비단이가 있어줘서 힘든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고 비단이를 돌보면서 내가 생각지 못했던 삶의 깨달음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비단이를 돌보며 함께 했던 시간들은 모두 나를 돌아보는 시간들이었던 것이다. 비단이와 산책하며 주위에 존재하는 것들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각을 얻었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어떤 건지 고민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소중한 것이란 무엇이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일은 굉장히 중요했다. 마음껏 사랑하는 느낌. 사람에게선 절대 느낄 수 없던 그 느낌. 받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 오로지 주는 것에 몰두할 수 있는 대상. 사랑받이. 


20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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