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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Dec 08. 2021

2020년 4월 17일

이번 봄에는 비가 별로 오지 않았다.

오늘 오랜만에 비가 와서 벚꽃을 쓸고 있다. 오후가 되면서 햇빛이 나오나 했는데 곧 흐려지고 멀리서 우르릉 천둥이 울렸다.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비단이었다. 천둥소리를 듣는 것과 동시에 비단이가 떠올랐다. 비단이와 관련한 모든 것들이 아직은 내가 떠올리려고 노력하기도 전에 튀어나오는 것처럼 천둥소리도 마찬가지였다.

비단이는 천둥 번개를 많이 무서워했다. 그런 날이면 구석으로 자꾸 숨으려고 했다. 나중에 귀가 예전만큼 밝지 않아지고 나서는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외출해 있는 동안 날이 갑자기 이러면 혼자 무서울 비단이 생각에 안절부절못하다가 얼른 들어와야 했다. 집에 와서 창문을 꽁꽁 닫고 커튼을 치고 음악을 틀어 놓으면 한참 후에야 좀 괜찮아하는 것 같았다. 지금은 커튼을 치지 않고 흐린 바깥 풍경을 그냥 보고 있다. 천둥소리를 계속 들으면서.


20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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