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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Oct 04. 2021

2019년 9월 17일

어제는 청소기를 돌리는데 비단이 근처에서 청소기를 돌려도 비단이는 그냥 누워서 자고 있었다. 확실히 귀가 안 좋아지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비단이 목욕을 시켜줬다.

꾸리꾸리 한 개 냄새가 공기 중에 흘러 다녀서 비단이가 움직이지 않아도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였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아서 겁이 나 몇 주 동안 언제 씻겨야 하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간식 주고 5시까지 목욕시키고 말린 후 저녁밥을 주면 되겠다 싶어서 4시 정도부터 욕실 근처에 빗이며 가위 같은 것들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4시 20분쯤 되었을 때 간식을 좀 먹이고 욕실로 안고 가서 미리 받아둔  따뜻한 목욕물에 담가줬다. 


비단이 기침이 전보다 확 늘어서 우울한 기분이 자주 든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아 ‘기침에 익숙해지자’ 생각하면 또 비단이는 기침하느라 아프고 힘들지도 모르는데 무정한 주인이 되는 것 같아 기침을 들으며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것도 할 수 없다. 

8월 말에 비단이 컨디션이 나빴던 날부터 문득문득 비단이가 멀리 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비단이가. 


2019. 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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