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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Dec 13. 2021

2020년 5월 6일

새벽에 꿈을 꾸다 바쁘게 눈을 떴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는데 그것보다 더 먼저 눈이 떠지기 전부터, 꿈이 끊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나는 놀라고 있었다. 꿈에 분명 비단이가 나왔다. 비단이는 꿈에서 주변 인물이나 배경 정도로 느껴졌고 존재감이 별로 없었다. 꿈에서 나는 어떤 집에서 사람들과 함께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을 짜고 실행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꿈속에서 굉장히 조마조마했던 그때 꿈속의 내가 머릿속으로 계속 되뇌고 있었다. 나갈 때 비단이를 데리고 나가는 것 잊지 말기. 비단이를 꼭 데리고 나가기.


꿈에서 비단이는 희한하게 서랍에 있기도 했고 고양이로 변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그것을 비단이로 인식하고 있었다. 비단이와 내가 꿈에서 만난다거나 비단이의 어떤 모습들이 꿈의 내용은 아니었지만 분명 꿈에서 비단이를 보았고 나도 비단이를 매우 의식하고 있었다. 

꿈이 깰 때쯤엔 비단이가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벌써 가물가물했는데 비단이가 꿈에 나왔다! 고 환호하며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빠져나오는 내 모습이 좀 우스웠다. 그래서 잠결에 피식하며 혼자 웃었다. 그리고 다시 꿈에서의 비단이 모습을 떠올리려고 노력해 봤지만 꿈의 이미지는 벌써 뭉개져 있었다.  

나는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다. 


20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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