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걷기를 하고 있다. 겨울 동안 외출을 너무 안 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진 느낌이었다. 무릎 허리 다 뚜둑 거리는 것 같다.
오늘도 40분 정도 걷다가 들어왔다. 양말을 벗는데 뭔가 묘한 허전함이 밀려왔다. 아 전에는 비단이가 양말 내놓으라고 했었지. 나이 든 이후로는 시늉만 했는데 그래도 침 한 방울이라도 꼭 묻히곤 했다. 왜 개들은 양말을 좋아할까. 나도 비단이 발 냄새를 좋아했는데 비단 이도 그런 거였을까.
외출할 때마다 산책하는 개들을 여럿 마주친다. 아는척하고 싶고 쓰다듬어 보고 싶고 개한테 관심받아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개 주인 눈치를 보면서 그냥 눈으로 웃고 만다. 집에서 종일 혼자 있을 때보다 밖에서 혼자 열심히 걸을 때가 더 쓸쓸한 것 같다. 밖에선 쓸쓸함을 감추기가 힘든 것 같다. 마스크를 쓰고 다녀서 다행이다.
202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