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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윤희 Dec 23. 2021

2020년 7월 6일

지난주엔 왜 그랬던 걸까. 오전 내내 눈물이 그치지 않고 오후와 저녁때까지도 계속 울컥울컥 슬픔이 쏟아졌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던 것 같은데. 스트레스가 쌓여서 힘드니까 비단이 생각이 더 났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달리 마음을 안정시켜줄 무언가가 없는 상태니까. 

가끔 아니 자주 개를 꼭 끌어안고 싶다. 비단이한테 안기고 싶지만 비단이는 이제 없다. 아직 또 다른 개를 키울 자신은 없다. 무섭다. 내가 잘 돌봐주지 못할 거 같아서.  솔직히 자유로운 지금 상태도 좋다. 몸이 편해졌다. 비록 개였지만 누군가의 수발을 든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나는 그런 걸 감당하기엔 너무 게으르고 나약한 인간이란 걸 깨달았다. 좀 더 단단해지면 그때는 또 모르겠다.


신발장 앞 구석에 언젠가 비단이가  신던 고무 신발 4짝이  방치돼있었다. 버려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버리기는 싫어서 그냥 내버려 두고 있었다. 오늘은 왜인지 그 신발들을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에 가져가서 깨끗하게 닦은 후 가지런히 세워뒀다.  비단이 물건들은 구석구석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20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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