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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over Jun 10. 2019

 체르노빌

1986년 4월 26일

답답한 마음 가득 물음표만 남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왜 인간은 저런 선택을 할까.
천둥 이치고 홍수가 나면 신에게 재물을 바치고 기도를 드렸다는데, 인재를 피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빌어야 할까.
상황 속에 파묻히고 나면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일까. 너무 무서워 일단 현실을 외면해 버리고 싶어 지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나고, 또 반복되는 걸까.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났던 이 사고 직접 겪지 않은 나에게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만든 인재.

인간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비겁해서 생긴 재앙.


'그 사건'에서 멀리 떨어진 지금, 드라마를 통해 이 사건을 보고 있는 나는 최악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선택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저 안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내가 지키는 가치를 저 소용돌이 속에서도 지킬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


인간의 비겁한 선택으로 인한 재앙은 체르노빌이 처음이 아니다. 그 전에도, 후에도 반복되어왔다. 그  많은 사람들이 몇 번이고 똑같이 그따위 선택들을 해왔다면 인간이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도 같은 인간이니 거기서 대단하게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뭔가 인간의 선택에 기대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걸까. 그런 게 있기는 할까? 만든다고 한다면 인간이 설 자리를 시스템에게 빼앗기는 게 그 다음 순서 아닐까. 그때 생기는 문제는 이보다 더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각이 모여지지않고 자꾸 모르겠는 것만 늘어나는 드라마였다.



진실이 불편하면 우리는 거짓말을 합니다. 진실이 뭐였는지 잊어버릴 때까지.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 진실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뱉은 모든 거짓말은 진실에게 덮어 씌운 빚더미일 뿐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야만 합니다.
-레가소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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