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ewover Oct 09. 2019

독립서점: 주인장 머릿속 탐방기

공간 수집가 1. 독립서점 《책방, 오늘》

내일도 새들이 노래할 거예요

독립서점은 꼭 주인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기분이다.


지금까지 몇 군데 가봤던 독립 서점에서는 책을 몇 권씩 손에 쥐고 고르고 골라야 했다. 고개를 돌리면 갖고 싶은(읽고 싶은 것 보다도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책들 투성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한 권도 사지 않고 나왔다. 보고 또 보고 만지고 펼쳐봤지만 낯가리는 소녀마냥 선뜻 붙잡지 못하고 나와버렸다.

분명 소설이나 감성적인 에세이 또는 시집을 싸들고 나올 것을 대비해 딱딱한 비문학 책 한 권 챙긴 게 다였는데... 여기 들렀다 하루 종일 카페와 공원을 전전하며 책을 읽을 예정이었던 야심찬 일정에 금이 갔다.


내 취향은 한마디로 말하면... '흔하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전시회에 가서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작가의 그림은 보면 늘 포스터나 티켓 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익숙한 것을 편안해하다 보니 좋아하는 음악도 카페에서 자주 들리는 노래의 비중이 높다. 그래서인지 나와는 조금 동 떨어진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 결국 한 권도 사지 않았으면서 다른 서점에 갔을 때보다 시간을 두배는 들여 서점 안을 보고 또 보고 책을 읽고 또 읽은 것도 그래서 이리라.

《책방, 오늘》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림책 조차 묵직한 느낌이 드는 것들이었다. 

쉽게 소비할 수 있는 것들만 자꾸 접하는 요즘의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싶은 공간이다.


책을 찰떡 같이 묶어 뒀네

시간, 과학, 우주, 철학 책장 하나하나 묶어둔 주제가 눈에 띄었고. 책장 한 칸을 아우르는 인물이 또렷이 보였다. 오늘 낯가리느라 쓰다듬기만 하다 왔던 궁금한 인물들을 몇 적어왔다; 실비아 플라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영화 《실비아》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 그 시대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시와 소설 등 그 사람의 작품까지 모여 있던 인물 '실비아 플라스'

비극, 절망 등의 수식어가 가득한 그녀의 이야기를 찾아보다 보니 《책방, 오늘》에 모여있던 책들이 역시나 궁금해졌다. 내일 다시 들러야 하나?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도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