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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y Nov 21. 2020

그 사람이 내 상사가 되었다

내 반대편 사람이 아무리 열 받게 해도 직급이 높으면 선은 넘지 말자

서점에 가면 처세에 관한 책이 많다. 적당히 예의 바르게 센스 있게 행동하면 되지 저런 책이 왜 필요한가? 누가 읽나?라고 생각했는데.


저런 책이 필요하기도 하고 읽는 사람도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것도 저런 책을 쓴 사람들의 마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에 출장 중이다. 한국 본사와 중국 법인 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본사는 본사 제품을 중국에 팔지 않고, 그 제품을 위한 판매 조직도 제대로 안 갖춰져 있고 전문가도 없어 제대로 된 중국 시장 영업도 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고, 중국 법인 입장은 나는 중국에서 필요한 싼 제품을 만들고 대리상도 개발해서 잘하려는데 본사는 지원도 안 해주면서 통제만 하려 하고, 너네가 중국을 뭘 아냐?라고 생각했다. 


회사 오너 입장에서 이런 것들은 입장 차이와 소통 부재에서 오는 비용 덩어리라,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그분이 영업 실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잘 모른다고 깔고 들어가고, 그분은 내가 중국에 있지도 않아서 현지 사정을 잘 모른고 깔고 들어갔다. 그분은 내보다 직급도 위기 때문에 내 말을 잘 안 들으려고 했다.


그분의 스타일은 상남자 스타일이라 토론 중에 버럭 거리지만 나도 곤조가 있어서 굽히지 않으면 고성이 오가곤 했다.


그런데 며칠 전 사장단 발표와 임원인사 발표가 낫다. 두둥


이게 웬일인가...


우리 부문 담당 중역으로 이 분이 오게 됐다는 것 아닌가?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전혀 개연성이 없는 인사였다...


적막이 흘렀다... 시간이 좀 흐른 후 그분이 나한테 와서 말했다. 너는 너무 열심히 하려 하고 똑똑한 건 알겠는데, 자존심이 좀 쎄. 하나씩 차근차근히 해야 해... 암튼, 다음 주 월요일 오전까지 네가 아까 말했던 아이디어들 대충 정리해서 보내줘. 



다행이다. 이왕 이리된 거 내가 그쪽 부서에 너밖에 아는 사람도 믿을 사람도 없으니 도와줘?라는 신호 같았다.


내가 의견을 굽히지 않고 또박또박 피력해도 크게 선을 넘는 행위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봐준 걸까?


회사 생활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한 내용이라... 적었습니다.


당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전혀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이 내 상사로 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항상 그 사람 비위를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의견을 피력하되 선만 안 넘으면 됩니다.


직장인들 파이팅!


#어제의적이오늘의동지

#운명의장난

#소신있게의견은피력하되선은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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