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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wy Apr 09. 2021

극복기

나와의 싸움이란 게 뭔지 알았다

어제 우리 이쁜 애가 저녁 9시에 잠이 안들고, 10시 즘 어중간하게 깨서 응석을 부린다...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에혀.


그래 마음 편하게 가지자. 뭐 하루정도는...


이러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방으로 들어오신 것이다.


낼 출근할테니 3층 올라가서 자라


안 그러셔도 되는데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내일 아침을 위한 소중한 잠을 잘 수 있었다.



눈이 떠졌다. 아침 5시 10분이다.


에잇 4시 30분에 못일어났네.
괜찮아 어제 좀 늦었자나?

그런데 몸이 왜 이리 무겁지. 머리도 탁하고...


너무 눕고 싶었다.


그러나, 일단 앉아라도 있어보자라 생각하고 일단 앉는거에만 집중했다.


수마가 나를 못살게 굴었다. 계속 옆으로 누워라고 날 끌어당겼다.


하...이게 나와의 싸움이구나.


원불교에 법강항마위 라는 급이 있다.


항마라는 것은 마(악귀)로부터 항복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 나는 지금 마랑 싸우고 있어. 남하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 자신하고 싸우는데 질 수 있나?


함 해보자! 라고 정신을 차리면서 앉은채로 유튜버에서 알려준 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조금씩 시작했고, 유튜브를 켜고 '띵~~~' 하는 경종소리를 들으니 정신이 더 바짝 들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게 시작했으니 좌선이나 하자...하고 한 20~30분 앉아있었다.


몸 구석구석 머리 구석구석에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은 머리가 좀 탁해, 유산소 운동을 하던지 좌선을 하던지, 목 어깨 스트레칭을 해서 청소좀 해줘


오른쪽 골반도 나도 신경써줘 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나의 뇌로 보냈다


내가 말했다


그래 알겠어. 골반 푸는 것도 내가 한 번 공부해볼께


아침에 수마로부터 항복받고 앉아있으면서 스트레칭 좀 하고 경종소리를 들었을 뿐인데 내 몸과 나는 어느새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아침시간은 직장생활, 가정생활 등 나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속에서는 돌아볼 수 없었던 나 자신을 챙기는 유일한 시간이다! 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몸이 좀 풀리다 보니, 6시.


와우. 줄넘기도 할 수 있겠는데? 일단 운동복 입고 나가기라도 해보자. 꼭 줄넘기 안하고 산책해도 되니까!


하고 나가니 줄넘기도 할만 하겠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줄넘기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수마와의 전쟁!


글로 설명을 못하겠네요. 내 뇌속에 신호를 보내요. 피곤하지? 누워라누워라. 차라리 누워서 더 자는게 출근할 때 더 좋아...막 이래요.


근데 극복하고 아침 운동까지 살짝 해보니, 자는 것보다 훨씬 상쾌하고 활기차고 성취감 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아침부터 승리했다는 자신감 때문이가?



직장인분들 모두 화이팅!!


#수마극복

#앉아있기만해라

#그러다가마사지하고

#그러다보면좌선하고있고

#그러다보면이닦을수있고

#그러다보면밖에나가고

#그러다보면줄넘기할수있고

#그러다보면가벼운줄넘기도하고

#그러다보면둥글고환한아침해도볼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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