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간 팀장의 유산 - 2
월요일 아침. 평화롭던 사무실에 재무팀에서 날아온 메일 한 통에 마음이 요동쳤다.
“러시아 이전 업체 장기 채권 600억 정산 요청”
CJ팀장은 커피를 들다 말고 뿜을 뻔했다. 뭐? 러시아? 정산? 미수금?
알고 보니, 전팀장은 떠나기 전 ‘깔끔한 정리’는커녕, 러시아 지사로 발령가튀기 전 구 업체 관련 정리해야 할 것들은 놔두고 신규 업체만 멋들어지게 개발해놓고 사라진 거였다.
신규 업체들은 구 업체가 재고를 염가에 판매해서 목표 달성 못하겠다고 아우성. 재무팀에서는 미수금 언제 정산 할 거냐고 회의 때마다 아우성.
CJ는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하려 했다.
"미수금? 무슨 미수금이지? 받을 수는 있는 돈인가?"
"왜 미수금이 발생했지? 러시아 제재로 우리가 납품을 못했다는 핑계로 돈을 안 주는건가?"
수주가 문제가 아니라 수금부터해야겠군
CJ팀장은 회의실에서 팀원들을 집합시켰다.
“작년 초에 신규 업체 개발할 때 기존 업체 미수금은 왜 빨리 처리 안했어요?”
팀원들은 동시에 로딩 상태에 돌입했다. 서로가 서로의 눈만 쳐다본다. 마치 나는 아니라는 듯이.
“돈 달라고 작년에 요청은 했어요?”
“…아, 그쪽에서 회신을 잘 안주더라고요.”
“그럼 1년째 기다린 거예요?”
"아니요. 몇 달 전에 그쪽 사장이 우리 회사를 방문해서 돈 주겠다고 하고 갔습니다"
"구두로요? 녹음이나 문서(MOM)로 남겨놨나요?
“아니요... ”
CJ는 눈을 감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직접 연락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