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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na Jun 08. 2017

#26. 가늘고 길게 어른이 된다

더 의연해지고 더 소심해지며.

나의 괴로움이 세상 제일 깊고 무거워

콱 죽어버려야만 자유로워질까했던 어린 날엔

'이 또한 다 지나간다'는 위로가 참 멀게 들렸는데.


시간이 흘러 몇 번의 경험 후에는

죽을 것 같은 고통도 곧 끝난다는 걸 믿는다.

그리고 또 몇 번을 겪어본 후에야

고통의 끝이 곧 영원한 해피엔딩은 아니란 걸 받아들인다.


삶이 계속 되는 한, 우주는 고통의 파도같다.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지나면

'차라리 죽고 싶은 날'이 오기도 한다.

'죽지 못해 사는' 동안, 또 그날들은 지난다.


그리하여 나이가 들수록

나의 삶은 자꾸 길고 가늘어진다.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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