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까봐, 혹은 해봐야 딱히 이룰 게 없을 거 같아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이런 이유로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했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아마 최소 만 번은 다이어트 결심을 했던 것 같다. 만 번째 도전을 했다는 것은, 9999번은 실패했다는 거겠지. 만 한번째 도전은 다를 거라고 별로 기대하지 않지만, 실제 횟수를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잦고 많은 실패는 만 번째 실패를 빠르게 털어내고 금방 만 한번째 도전을 결심하게 한다.
무엇이 성공인가? 47kg이 되면 성공인가? 그 날 저녁 치킨을 먹고 48kg이 되면 그건 실패인가? 10억을 모으면 성공인가? 다음날 주식이 떨어져 1억을 날리면 실패인가? 박사가 되면 성공인가? 기껏 딴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안된다면 실패인가?
인생은 영화가 아니니까 죽기 전까지는 결말이 없다. 그러므로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도하는 중이란 건 성공하려하는 중인 것이 아닐까.
나의 만 한번째 다이어트도 어느 시점엔 ‘망했다!’ 싶겠지. 알지만, 그래도 당연하게 다시 시작해있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상태가 이어지는 한, 실패는 없으니까.
다이어트 말고 더 많은 일들에 이렇게 의연해질 수 있다면 좋겠는데. 익숙지 않은 실패는 두렵고, 성과없는 투자는 아깝다. 참 쉽지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