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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nna Oct 05. 2019

#80. 실패를 목표로 하는 것에 대하여

어차피 별 볼일 없을 게 뻔히 보인다면, 하지 않는 게 현명한 걸까

실패할까봐, 혹은 해봐야 딱히 이룰 게 없을 거 같아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이런 이유로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했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아마 최소 만 번은 다이어트 결심을 했던 것 같다.
만 번째 도전을 했다는 것은, 9999번은 실패했다는 거겠지.
만 한번째 도전은 다를 거라고 별로 기대하지 않지만,
실제 횟수를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잦고 많은 실패는
만 번째 실패를 빠르게 털어내고 금방 만 한번째 도전을 결심하게 한다.

무엇이 성공인가?
47kg이 되면 성공인가? 그 날 저녁 치킨을 먹고 48kg이 되면 그건 실패인가?
10억을 모으면 성공인가? 다음날 주식이 떨어져 1억을 날리면 실패인가?
박사가 되면 성공인가? 기껏 딴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안된다면 실패인가?

인생은 영화가 아니니까 죽기 전까지는 결말이 없다.
그러므로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도하는 중이란 건 성공하려하는 중인 것이 아닐까.

나의 만 한번째 다이어트도 어느 시점엔 ‘망했다!’ 싶겠지.
알지만, 그래도 당연하게 다시 시작해있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상태가 이어지는 한, 실패는 없으니까.

다이어트 말고 더 많은 일들에 이렇게 의연해질 수 있다면 좋겠는데.
익숙지 않은 실패는 두렵고, 성과없는 투자는 아깝다.
참 쉽지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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