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일요일 03.

고요한 가을

by 빵챙

좋은 기회로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이 있다. 문자로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마음이 든든해지는 사람


'생각지도 못했던 택배를 받은 것처럼 즐거운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던 그 사람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는 말 대신 '좋은 하루 보내주세요.'라고 말하던 좋은 사람

​그 말에 덜컥 웃음이 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다.

묵직하고 촉촉한 초코케이크

저녁 바람이 유난히 달가운 시간이다.

공원길을 산책하다 밤 빛이 조용히 내려앉은 벤치에 살포시 앉았다. 바람의 인기척과 귀뚜라미 소리를 벗 삼아 일상을 되돌아보았다. 고개를 들면 나뭇잎 사이로 별이 보이고, 옆에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이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 왜 읽었는데 답을 안 하는 거야?


적적하지만 발랄한 소음이 있는 저녁.

연락 한 통으로 달려 나와 집 앞 벤치에서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게 부러울 따름이다. 나는 나 자신의 벗이 되어 오늘 저녁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어루만져 주었다. 저녁 바람이 유난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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