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용서할 수 있었다.
오늘 먹었던 바닐라 타르트가 너무나 훌륭해서 한참을 감탄하며 먹었다.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를 먹을 때면 단순히 '맛있다'라는 생각을 넘어서 아주 묘한 기분이 든다.
그 기분을 짧게나마 글로 남겨 본다.
-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맛인데도 그것은 나를 저 끄트머리의 기억으로 단번에 데려갔다. 타르트 지를 포크로 잘라 입에 넣으며 나는 미안한 사람들을 떠올렸고, 그 위 바닐라빈이 콕콕 박힌 커스터드 크림를 슬쩍 떠먹었을 땐 그 사람들이 그리워졌다.
가장 위쪽 화이트 초콜릿 크림을 혀끝에 대자 내가 너무나 많이 사랑했던, 그래서 내가 상처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용서하기 힘든 사람을 떠올렸다. 나는 과거의 그 사람에게 이 맛을 알려주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다.
나이프로 타르트를 힘껏 썰어 입에 넣었다. 이기적인 나 자신도 나약했던 그 사람도 모두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