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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니야

나는 여전히 아프지만, 나는 나니까

by 이루고

인간의 인생은 별이 반짝이는 순간에 불과하다고 하지요.
인생은 웃으며 즐겁게 사는 사람의 승리입니다.

「 소중한 것은 모두 키친에서 배웠어 / 히야마다미 」



어김없이 울린 알람을 무심코 끄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잠결에 화들짝 놀라 눈을 뜨고는 황급히 휴대폰을 들었다. 7시.

'많이 지나진 않았구나' 안도하며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아침부터 배가 묵직하다. 복수가 찬 배.

동그랗게 부푼 배를 바라보고 있자니,

간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조용히 방 안 공기를 휘감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없다면

내가 나에게 그 누군가가 되어주자는 생각이 문득 드는 아침이었다.

오늘, 나는 나에게 말해주기로 했다.


"아무 일 없을 거야. 별거 아니야."

"그럴 수 있어. 괜찮아."




나는 여전히 아프지만

나를 가장 깊고 따듯하게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복수로 가득 찬 배 위에 조용히 손을 얹는다.

"간아, 잘하고 있어. 잘 버티고 있어."

"나도 좀 더 노력할게. 같이 힘내자."

"미안하고, 고마워."


아프지만,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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