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사람 좀 말려줘요.
완벽한 하루를 기대하며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매일 아침 다이어리를 쓰며 수업이나 독서회, 다른 일정이 없는 날은 도서관에 간다. 이왕이면 도서관 오픈 런을 해서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앉으려고 일찍 서두른다. 또한 도서관 주차가 힘든 이유도 있다. 아침 일찍 도착해서 도서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반납할 책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날도 일찍 도착하며 빠른 발걸음으로 이층 종합열람실로 향했다. 다행히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휴 ~~~
바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책을 올려두고 독서대를 챙겨 온다. 도서관 책상에는 무선 충전기도 있고 노트북 사용을 위해 전기 콘센트도 있고 정말 편리한 환경이다.
빌 게이츠는 일 년에 한 번 몰아서 ‘생각주간’이라는 건 했다. 그 시간에 그동안에 집중하지 못했던 여러 생각들을 하고 계획을 세웠다고 책이나 신문에서 읽었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낼 자유의지는 충분히 있다. 실행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이다.
나는 책이 있는 공간 중에서 도서관이 제일 좋다. 조용하고 안전하고 다양하고 편안하고 자유롭다. 지금 내가 있는 도서관은 중학교 시절부터 자주 다닌 도서관이며 얼마 전까지 독서회원이 사서로 근무하던 곳이며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공도서관으로 규모도 제법 크다.
쩝쩝쩝, 다시 쩝쩝쩝...
그리고 다시 쩝쩝쩝
조물조물, 쩝쩝쩝...
뭐지, 이소리는?
조용한 도서관에 창밖에 지저귀는 저 새소리도 아니고?
고개를 돌려봐도 이상하고도 수상한 소리는...
내가 잘못 들었나 하고 다시 집중하여 책을 읽는다.
그러나 다시 들린다.
나도 작정하고 찬찬히 주위를 살펴본다.
헉!!!
이건 가장 가까이 좀 전만 해도 비어 있던 내 옆자리에서 나는 소리다.
고상하게 차려입고 멋진 텀블러를 앞에 두고 야구모자를 쓰고 책을 읽고 있다.
그런데 자꾸만 입을 오므리며 소리를 낸다. 쩝쩝쩝....
습관적으로 내는 소리이며 정작 본인은 모르는 듯하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당부 내지는 양해를 구해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냐며 물어볼 참이었는데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여러분~~~~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시나요?
도와주세요~~~
조용한 나의 하루, 완벽한 나의 공간에 칩입자가 들어온 꼴이다.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귀도 막아보았으나 책장을 넘기기 위해서는 나의 두 손도 필요했으므로 길게 할 행동은 아니었다. 이제는 완벽한 하루를 위해서 도서관에 올 때는 귀마개도 챙겨야겠다는 생각만 간절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이 공간을 무엇보다 사랑하기에 나만의 방법을 찾아 나선다.
도서관에는 책을 읽는 것 말고도 할 것이 너무 많다.
신문과 잡지가 있는 공간에는 편안한 일인용 소파 자리가 있다. 계단 옆 공간을 아주 잘 꾸며두었다. 여러분도 시간이 된다면 부산 사하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려보시길 바란다.
그러면 옆자리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사람이 앉는다 하더라도 잠시 다른 공간으로 옮겨가면 된다.
신문과 잡지를 읽고 다시 내 자리에 갔는데 이제 그 사람은 잠시 꿈나라에서 책을 보는지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떨구고 가만히 있다. 소리는 나지 않는다. 하하하. 자는 것이 분명하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시 나의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기를 십여분이 지났을까. 다시 쩝쩝이가 나타났다.
나는 또다시 도서관의 다른 공간으로 찾아들었다. 거기는 카페이다. 커피와 삶은 계란, 야채피자빵을 주문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하하, 쩝쩝이가 없는 이 카페가 오히려 더 나은 독서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내 몸에 맛난 음식을 투여하고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내 자리로 갔다.
몸과 마음을 환기를 시키고 오니 쩝쩝이는 자기 둥지로 날아갔는지, 걸어갔는지 내 옆자리는 깨끗이 정리되어 비어 있었다.
다시 나의 완벽한 하루가 시작된 느낌이다.
충돌하지 않고 잠시 차선을 바꾼 나의 모습에 내가 다 감동이다. 어린 시절 나는 내가 보기애 뭔가 이상하거나 잘못된 것을 보면 참기보다 먼저 바꾸려는 노력을 했었다. 때로는 강하게 때론 무모하게. 그러나 지금은 나이가 들어 참거나 우회하기도 한다. 지금처럼 도서관의 쩝쩝이처럼,
그러나 그 양념을 다시 도서관에서 만난다면 준비된 귀마개로 더 몰입하여 책을 읽을 것이다. 누구도 나의 완벽한 하루를 방해하지 않길 당부드린다.
여러분은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지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저도 따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