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자, 자리를 얻는다~
달려 달려~~
백화점 문이 열리는 시간, 빨리 하나라도 더 사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
하루 판매되는 숫자에 들기 위해 달리는 모습들
자주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는 모습이다.
백화점 오픈 런이나 요즘은 음식점 등 다양한 곳에서 오픈 런이 유행이다.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욕망의 몸짓이다.
내가 자주 하는 오픈 런은 도서관 오픈 런이다.
빠르게 달리지는 않지만 빠른 걸음으로 얼른 내가 아끼는 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 나의 욕망과 현실의 만남이다.

요즘 생기는 도서관은 어느 정도 주차 자리가 확보 되어있지만
이 삼십 년 전에 생긴 도서관은 주차장이 협소하다.
중학교 시절부터 다니던 도서관은 특히
경사가 높은 곳에 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일부러 부산의 산복도로로 관광을 오지만
현지인들은 걸어 다니기가 힘들다.
휴~~~ 걸어 올 땐 땀이 많은 나는 손수건을 두어 장은 들고 와야 한다.
때론 작은 마을버스를 타고 오르막을 오르내린다.
이런 곳의 도서관도 아침 오픈 시간 전에 미리 와서 도서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얼굴이 너무 사랑스럽다.
아침 햇살을 받은 사람,
책을 옆구리에 끼고 산책하듯 도서관을 거니는 사람,
내일을 꿈을 위해 도서관 본인이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공부하려는 사람 등등
나 역시 한 주에 한번, 적어도 이 주에 한번은 꼭 오픈 런이다.
보고 싶은 책을 보러 오거나, 이 주간의 대출을 끝내도 다시 반납과 대출을 하기 위해서 이다.
희망 도서를 신청했다면 지정된 날짜에 꼭 와야 한다.
아니면 다른 독자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한 달에 도서관을 너 댓 번은 오르내린다. 행복한 일과 중 하나다.
특히 아침 오픈 런은 주차장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알기에
오픈 20여 분 전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작은 공원에 자리를 잡는다.
새소리를 들으며 도서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미처 다 못 읽은 책이 있다면 다시 들춰보기도 한다.

문이 열리기 1분 전이다.
문 앞에 대기한 사람들의 눈빛이 빛난다.
도서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사람,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 내 일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좌절을 겪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
또 다른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다들 자기만의 이유로 새로운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독자들이다.
문이 열린다.
소리는 내지 않지만 자박자박 빠른 발걸음으로 2층 종합열람실로 올라간다.
개인 창이 있는 공간, 편안한 소파 자리, 넓은 책상 자리,
책장에 기댈 수 있는 자리, 노트북을 펼치기 좋은 자리,
개인 책상이 있어 자기 만의 사무 공간으로 변신하는 자리들,
바로 카페로 가는 사람도 있다. 도서관 카페의 모닝커피는 쓰지 않고 달콤하다.
행여 조금 늦게 도착하면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벌써 자리를 잡은 사람이 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작은 창이 있는 자리,
바 테이블로 놓은 의자가 단정하게 놓인 자리,
왼쪽 오른쪽 손만 뻗으면 바로 책을 꺼낼 수 있는 자리.

가만히 눈을 들어 내려다 보면 어린 시절 친구들과 밤 늦게
공부한다고 모여 수다를 떠는 나를 만나고,
힘든 상황이 생겨 책에서 힘을 얻고자 혼자 두 손 불끈 쥐고
찾아왔던 그 때의 나도 있고,
독서회 준비를 위해 책을 읽고 있는 어제의 나도 있다.
이 자리를 위해,
이 순간을 위해,
나는 오늘도 도서관 오픈 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