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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버더레스 Aug 10. 2022

2분, 2시간.  똑같은 2니깐

양양에 있는 동호해변입니다.

이곳은 가족단위 피서객으로 붐비지만

넓은 해수욕장 덕에 사람은 마음은 붐비지 않습니다.


이곳에 혼자 텐트를 피고, 떠오르는 해를 두 번쯤

보고 나서야 사람이 사는 게 별거 없다며

일분일초에 일희일비했던 순간이 생각했습니다.

56분이나 58분이나 똑같은데 말이죠.

여기 있는 동안은 2분이 아닌 2시간 단위로 삶을

느리게 가져갔습니다. 1시나 3시나 똑같으니까요.


모래를 만지작 거리며 멍하니 바다를 보고

혼자 바다에 둥둥 떠서 하릴없이 하늘을 보고

저기 끝에는 뭐가 나올까 싶어 한 시간을 걷고

걷다가 덥고 배가 고파서 유명하다는

물회를 후루룩 들이켜고

배가 불러 텐트로 들어와 몸을 눕히고

또 하염없이 바다를 봤습니다.


시간도 가끔 느리게 가고 싶어 합니다.

이곳 동호도
한 사람씩 분주하게 오늘을 맞이하지만

이곳의 저는

가장 느리게 오늘을 맞이했습니다.

-I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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