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네가 왔다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바람이 차가운 손으로 내 몸을 스치는데 소스라치게 놀랐어
외로움을 한 움큼 쥐고 앉아서
이제 더이상 노랗게 변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은행나무 잎사귀를 나에게 담담하게 던지는 너.
공허함과 쓸쓸함이 도서관에서 잘 읽지도 않는 시집을 집어 들게 했어
덕분에 너에 대해서 꽤나 따뜻하게 이해할 수 있었지
뭐 바쁘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나만의 짝사랑일 수도 있지
이렇게 가버리기엔 너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았는데 아쉬운 거 있지?
여름에 모두 똑같은 푸른색 옷만 입고 있었던 나무들도
이제 제 멋을 뽐낸다고 노랑, 주황, 다홍 드레스를 차려입고 있는데
아쉬워서 그렇지...
인생과 사랑은 언제나 지나가고 돌아오는 거니깐
예전처럼 엄청 그립거나 외롭진 않을 것 같아.
그냥 지나가는 가을이라 말 걸어보고 싶은 호기심 정도일까?
살깟이 애린 겨울이 오면 네가 생각나겠지?
오늘의 나도 분명 지금의 행복이 생각날 거야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