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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Nov 22. 2019

머리가 나쁘다는 것

유퀴즈온더블럭 서울대 의대생 편을 유튜브에서 잠깐 봤다. "많이 잔다고 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적게 잔다고 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전국 1등을 할 정도인 수재들이 모인 서울대 의대 안에서 다시 한 번 등수가 매겨지고, 수재들은 자신의 공부습관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고 있었다.  


나는 내가 머리가 나쁘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게을러서 성적이 안 나올 뿐이었고, 그래도 성적이 항상 중위권에는 들었으니까 자신에 대해 자책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간호학과에서 와서 매일 등수 매겨지고, 시험치는 삶을 살다보니까 내가 가진 머리와 신체습관에 대해 자책을 하게 된다.


어려운 공부를 나만 못 따라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는 '내가 멍청하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학기동안 죽을똥말똥 과제를 하고 정신차려보면 매번 중간고사, 기말고사 일주일 전이었다. 다들 비슷한 상황이면 상대평가니까 괜찮다는 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받은 점수가 평균 이하라는 결과를 받았을 때는 전혀 괜찮지 않다.


과제를 하는 시험 전 기간동안 편안하게 지내는 것도 아니다. 매일 수면시간은 새벽 2시이며, 그렇게 해도 과제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끝낼 때가 많다. 이런 상태에서 과제를 끝내고 복습을 한다는 건 잠을 자지 말라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을 줄여보려고 노력했다. 근데 낮에는 1시간이면 끝날 걸 밤에는 4시간 동안 붙잡고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느꼈다.


그럼 공부방법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유튜브로 공부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나름 효율적으로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시험문제를 보면 깊이가 너무 깊어서 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유튜브를 봤더니 학점이 높은 사람들은 책을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하더라. 깊게 이해하면서 최소 3회독을 하더라. 나는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이었다.


'머리가 나쁘다'라는 생각은 간호대생이면 모두 세뇌당하는 듣는 말이다. 전공 수업 시간부터 실습 시간까지 의학용어를 까먹거나, 병태생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멍청하다'라는 욕을 먹는다. 교수님 뿐만 아니라 동기들끼리도 일상적으로 '멍청하다'는 말을 하는 분위기다. 그렇게 자주 듣다보니까 나도 나 자신에게 '멍청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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