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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Mar 24. 2020

엄마는 왜 5분 대기조여야 하는가

나는 엄마가 챙겨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딸 입장에서 보면 엄마가 활짝 웃을 때는 내가 엄마가 챙겨주는 것을 먹을 때였기 때문이다. 또 엄마는 끊임없이 내가 필요한 것을 묻고 해주려고 한다.


그래서 엄마가 힘들 줄은 몰랐다. 나처럼 뒹굴거리는 게 좋고, 한 몸 챙기기도 힘든 사람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어쩌면 사람이란 챙겨주는 것보다 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해설사를 하면서 친구에게 말하는 엄마들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딸은 중고등학교만 보내면 끝날 줄 알았더니 대학에 이어 회사원까지 되어서도 날 필요로 한다면서 힘들어하셨다.


사실 딸의 아이를 보는 게 끔찍한데, 나 아니면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볼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엄마아니면 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되니 어쩔 수 없다고. 왜 엄마는 5분 대기조여야 하냐고.


이제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으니 내 시간을 가지고 싶고, 늦잠도 자고싶다. 그렇지만 평생 가족을 돌봐온 엄마이기 때문에 남편과 자식 부부를 돌보는 것도 습관처럼 굳어졌다고.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손녀를 보기 싫은데, 엄마니까 봐야한다는 외침.


이런 한탄에 엄마의 친구들은 이렇게 답한다.


"많이 힘들지. 그래도 엄마인데 어쩌겠어.

자식들이 믿고 맏길 곳은 여기밖에 없지"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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