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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Dec 01. 2020

문화 해설 변화

문화 해설에 대한 교육을 듣다 보면 전형적인 레퍼토리가 있다. 먼저, 충과 예를 강조하는 것이다. 박상진 의사는 일제에 쫓기는 입장이면서도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리에 자진해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일제에 잡힌다. 독립운동을 하면서도 가족에 대한 예와 임금에 대한 충을 지키는 점을 우리 역사에서는 늘 강조했다.

두번째는 영웅신화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떻게든 공부를 해야한다는 이야기다. 외솔 최현배 선생님께서는 몸이 약하셨음에도 꾸준히 공부를 하셨고, 동네에서 공부 잘하는 걸 인정받아서 서울로 유학을 가셨다. 더 많이 배우고싶은 마음에 일본으로도 유학을 가셨는데, 집안 환경이 넉넉하지 못해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셔서 성공하셨다는 레퍼토리다.

보통 이런 이야기를 현장에서 하다보면,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는 한다. 아이들은 그 말을 귓등으로 흘린다. 이 일이 반복되다보면 어른들만 해설을 듣고, 아이들은 해설을 듣지 않고 딴 짓을 하게 된다.

이런 레퍼토리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에는 공부 잘하는 게 다가 아니다. 언젠가부터 서울대학교 국문과라는 타이틀과 지식보다는 기술이 더 인정받는 시대가 왔다.

더이상 공부를 잘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시험을 통한 합격보다, 스타트업이 각광받는 시대다. 스타트업 드라마에서도 보면 주인공이 고등학교만 졸업했다.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성공한다는 옛날 옛적 해설에 콧방귀를 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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