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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Nov 01. 2020

현재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

난 현재의 행복파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너무 멀리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먹을 붕어빵을 아껴 미래를 위한 통장에 넣는 것보다는 붕어빵을 먹고 지금이 행복한 게 좋다


이제 곧 30살이 된다. 난 마냥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앞자리가 3으로 바뀔 때가 되니 어른이라는 무거운 말을 받아들이게 된다. 같이 놀던 친구들도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 귀여운 딸을 낳아 키우고

있는 친구도 있다.


앞으로 돈빌리지않고, 곤경에 처하지않으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통장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를 위한 통장 안에는 결혼과 출산도 들어있을 것이다. 젊을 때 아이를 키워놓으면, 내가 나이먹었을 때 아이가 든든하게 지지해주기 때문이다.


울산과 부산의 병원에서 실습하면서 노후의 딩크족과 비혼족들을 많이 만났다. 고령화사회가 다가오면서 돌봄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하지만, 아직도 혈육보다는 못하다. 마냥 멋지기만 했던 딩크족과 비혼족은 노후에 병원에서 한없이 초라해진다. 사실과 다를 수도 있지만 나는 정말로 그렇게 느꼈다.


그렇다고 나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낳자니, 아이에게 미안해진다. 사실 출산하고 키워낼 자신도 없다.

내가 배운 임신과 출산과 양육의 세계는 어마어마했다. 도대체 이런 돌봄을 하며 회사생활까지 어떻게 병행하고있는지 전국 워킹맘들이 대단할 정도다.


임신에는 변수가 너무 많고, 아이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엄청나게 아프다. 난 그걸 하면서 돈을 벌 자신이 없다. 그럼 돈을 잘 버는 남편을 만나서 일을 안하면 되지 않겠냐는 소리도 듣는데, 그건 정말 왈왈 짖는 소리다.


대학만 8년을 피터지게 다녔는데, 회사생활은 30년은 더 해야하지않겠나. 그렇게 하면 난 60을 맞는다. 일을 못하면 우울증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돈 잘버는 남편을 만나려면 그에게 자기 자신을 팔아넘길 수 있는지 물어봐야한다. 일종의 거래처럼.


현재와 미래 행복을 고민하게 된 계기는 500만원이다. 내겐 이맘때쯤 산티아고길을 가기 위해 하루도 못쉬고 번 500만원이 있다. 여행가서 다 쓰고 깔끔하게 취직하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기약이 없어졌다.


그럼 500을 어떻게 쓸까. 그게 나의 걱정이다. 미래를 위해 돈을 적금으로 묶어놓자니, 내년이면 피터지게 돈버는 기계가 될텐데 그걸 묶어놔서 뭐하나 싶다. 현재의 행복을 위해 국내여행 여러번 가고, 가지고 싶은 물건사고, 이제 아르바이트 안하고 좀 더 개인시간을 가져야하지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어영부영 돈쓰는건 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러다가 생활비로 다 쓸 거 같아서

겨울에 나는 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이렇게 살아도 후회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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