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보면서 공감했던 부분이 있다. 바로 엄마에 대한 부분이다. 엄마가 너무 부끄러운 주인공과 동시에 버리고 싶은 마음과 죄책감에 시달린다. 나도 그렇다.
엄마는 전업주부로서 자식들을 키워내는 게 일순위인 사람이었다. 그당시 엄마들끼리의 문화를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난 엄마의 간섭이 숨막히게 싫었다.
엄마는 내가 자기 기준에 미치는 날에는 동네방네 소문을 냈지만, 내가 자기 기준에 못 미치는 날에는 가혹하게 날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못해도 잘하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수학을 못했는데 답지를 몰래 따라 쓴다던지, 그런식으로 만족할만한 점수를 만드는 나쁜 버릇이 생겼다. 그런 내가 비참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엄마가 소름끼치게 싫었다.
그래서 부득부득 서울로 갔나보다. 엄마한테서 벗어나고 싶어서! 하지만, 난 직업을 바꾸기 위한 교육을 받느라 엄마품에 돌아왔고 엄마는 날 다시 구속하고 싶어한다.
그 예로 운전을 배우라더니 연수쌤을 불러서 연수를 받을 때마다 엄마가 뒤에 탔다. 연수가 끝나고서
내가 운전을 제대로 못하자 엄마는 화를 내면서, 운전학원에 다시 다니라고 했다.
그게 그렇게 속상할 수 없었다. 괜히 엄마랑 같이 운전을 해서 이 난리를 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처럼 내가 알아서 할 걸! 괜히 엄마를 끌어들였다고 생각했다. (엄마차를 써야해서 끌여들었는데...)
난 내가 운전학원에 가서 다시 배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엄마랑 나는 맞지않고, 앞으로 모든 인생의 결정에 엄마를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극단적인 예일 수도 있지만 엄마랑 쭉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숨쉴 길을 찾아낸 방법이다.
또 이렇게 해야 내가 앞을 헤쳐나갈 수 있다. 그래서 집에서 구속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스케줄을 절대 말해주지 않고 있다. 이제 곧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게 된다. 그럼 바로 집을 나가서 혼자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