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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망 Feb 11. 2020

나를 옮기는 여행가방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부터는 마음 한구석의 죄책감 때문인지 쉬어도 마음이 편하지않았다.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일상을 위한 최소한의 휴식만으로 지냈다. 최저시급으로 돈을 모으는 일은 고된 일이었다.


하지만 졸업하고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사십대가 금방일 거 같았다. 나의 이십대가 자리잡느라 정신없었듯이 말이다.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났던 기억으로 회사생활을 버텨냈기 때문에, 실습과 국가고시를 치르기 전에 여행을 꼭 가고싶어서 돈을 모았다.


이제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여행가방에 짐을 채우기 시작했다. 필수품인 속옷,,세면도구,수건,충전기,가방 등을 챙기는 데도 끝이 없었다. 새삼 살아가는 데에는 물건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거추장스러워졌다.


비필수품이지만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마스크팩을 비롯한 화장품과 책은 챙기려다 반만 챙겼다. 여행 현지에서 즐길  있는   즐기고 와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렇게 나를 옮기는 여행가방은 자그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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