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마치며

by Yan

나는 대학 시절 신춘문예에 몇 번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결국 군 입대를 선택했고, 그 이후로 글을 쓴다는 일은 나와는 멀어진 일처럼 느껴졌다. 그저 이상문학상 수상작이나 신춘 문예 당선작을 읽으며 부러워했고, 내 감각은 여전히 그 세계를 향해 있었다.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나와 정신없이 살아가는 동안, ‘글’이라는 단어는 점점 내 일상에서 멀어졌다. 그러던 중 베트남에서의 7년이라는 시간은 내게 처음으로 여유와 사색을 허락해주었다. 운동을 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이 또 다른 생각을 낳는 과정 속에서, 나는 내 안의 깊이를 마주하게 되었고, 마침내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글을 쓰고, 고치고, 다시 쓰기를 반복하며 많은 고민이 들었다. 과연 내가 끝까지 쓸 수 있을까? 이런 형식의 글이 독자에게 와닿을까? 평범한 나의 글을 과연 누가 읽어줄까? 그럼에도 나는 용기를 내어 한 편 한 편 써내려갔다. 글을 쓰는 내내, 나는 자꾸 독자를 의식했다. 나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는 이들은 몇 명일까? 다른 작가들은 얼마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을까? 그들의 글은 무엇이 다를까? 그러나 결국 나는 깨달았다. 애초에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에게 말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하니, 라이킷의 숫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을 읽고 반응을 보여준 모든 독자에게는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는 세상이 서로 기대고, 배우고, 함께 살아가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 인(人)’ 자처럼 두 선이 서로 기대야 비로소 완전한 글자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세상은 제로섬 게임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것을 빼앗아야만 살아남는 구조였다. 주식시장도, 취업시장도, 내가 살아오며 부딪힌 많은 일들이 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운 좋게도 나는 주재원 생활을 통해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두 아이 모두 대학을 들어갔고 한 명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여유가 나에게 이런 글을 쓰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글들이, 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세상이 정글처럼만 느껴지는 이들에게, 여전히 공감과 따뜻함이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물론 이런 나의 의도는 때로는 오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잘 알려진 정치인도, 유명한 작가도 아니다. 그래서 이 글을 포기하려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다시 생각했다. 어차피 이 글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나에게 말을 걸고 싶어서 쓰는 글이기에,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 30편의 글을 쓰며 나는 스스로 치유되었고, 부족함을 마주했으며, 나의 생각과 이념들이 또렷해지는 경험을 했다.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나를 달래 주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며 남은 건 하나다. ‘앞으로 나는 무엇을 써야 할까?’라는 질문이다. 이제는 나만을 위한 글을 넘어서, 독자에게 좀 더 다가가는 글을 써보고 싶다.


그것이 다음 여정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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